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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텍大, 직업훈련 예산으로 기념품 잔치… 텀블러·전동그라인더 사재기도
이용우 의원 "고용보험기금 눈먼 돈 전락… 이사회 기관 관리 해이"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0-23 19:47:14
▲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사진=한국폴리텍대학]
 
한국폴리텍대학이 직업훈련하라고 준 고용보험기금으로 기념품 잔치를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연말 '잔액 소진용' 싹쓸이 예산 털기 관행도 확인됐다.
 
폴리텍대학의 일탈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입수한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홍보비 집행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폴리텍대학이 실직자와 취약계층의 직업훈련을 위해 지원되는 고용보험기금을 본래 목적이 아닌 '기념품 잔치'에 방만하게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직업훈련사업 예산의 50%를 홍보비로 쓰거나 연말에 집행 잔액을 소진하기 위해 고급 텀블러, 전동그라인더 등을 무더기로 사들인 사실이 정부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과가 한국폴리텍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20일까지 비공개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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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텍의 '기능인력양성 및 장비확충 사업(고용보험기금)'은 중소기업 재직근로자, 중년·여성 등 취약노동자의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폴리텍 핵심 사업이다. 
 
하지만 일부 캠퍼스에서는 직업훈련보다 홍보비를 더 많이 쓰는 식의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예산 집행이 비일비재했다.
 
광주캠퍼스는 지난해 '소규모사업장 훈련' 예산 5226만 원 중 무려 82%에 달하는 4285만 원을, 성남캠퍼스는 '외국인근로자 한국어 훈련' 예산 3590만원 중 56.6%에 달하는 2032만 원을 홍보물품 구입에 썼다. 연말에 운영수당 등의 집행 잔액이 발생하자 무단으로 예산을 전용해 집행액을 대폭 부풀린 것이다.
 
연말 '잔액 소진용 물품 사재기' 관행도 드러났다. 
 
성남캠퍼스는 지난해 12월 19일에 손톱깎이 세트 562개, 볼펜 3000개를 한꺼번에 사들인 뒤 반년 이상 창고에 묵혀두다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야 꺼내 썼다. '홍보용 선물은 1인당 5만 원 이하'라는 폴리텍 자체 지침조차 위반해 개당 5만7500원짜리 고가 텀블러 100개를 구매한 사실도 적발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결산검토보고에 따르면 성남캠퍼스가 지난해 구매한 홍보물품은 1억7133만 원 상당에 달했고 이 중 12월에만 9150만 원(53.4%)이 집중 지출됐다.
 
아산캠퍼스의 행태는 더욱 황당했다. 
 
지난해 폴리텍은 아산캠퍼스 홍보예산을 100만 원으로 편성했지만 아산캠퍼스는 이·전용을 통해 홍보예산을 늘려 연말까지 총 1175만 원을 집행했다. 특히 12월 2일에는 무려 524만 원어치의 '전동그라인더 외 3종'을 구매했다. 또한 이렇게 사들인 물품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부했는지 증빙할 관리대장조차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도 사무실 잉크 카트리지, 고급 백상지, 생수, 종이컵 등 홍보와 관련성이 적은 사무용품과 일반 소모품도 기능인력양성 홍보비로 회계처리하는 꼼수를 부린 사례들도 적발됐다.
 
이러한 도덕적 해이의 근본 원인은 폴리텍의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에 있다는 것이 이용우 의원의 지적이다.
 
현재 폴리텍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어,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과 달리 예산 변경 내역을 이사회나 주무부처에 상세히 보고할 의무가 없다.
 
실제로 폴리텍은 지난해 학생 급식비를 삭감하고 캠퍼스 홍보비는 늘리는 등 정부예산안(각목명세서)와 상이하게 예산을 재편성 하면서, 이를 이사회 심의나 고용노동부 보고 없이 이사장 결재만으로 통과시켰다.
 
또한 폴리텍은 예산의 부적정 전용이나 무리한 집행잔액 털어내기를 금지하는 구체적 규정을 아예 두지 않고 있다.
 
현재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예산 집행잔액은 국고로 반납해야 한다.
 
이용우 의원은 "실직자와 취약계층의 자립을 위해 쓰여야 할 피 같은 고용보험기금이 눈먼 돈으로 전락한 것은 근본적으로 이사회가 기관 관리를 똑바로 하지 않은 탓"이라며 "이사회 심의 조차 건너뛰고 이사장 마음대로 예산을 주무른 데다, 예산 부적정 전용을 금지할 규정조차 두지 않아 캠퍼스들의 일탈을 사실상 방조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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