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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제약의 오너일가가 연이어 자사주를 매입하며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국내외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확장 중심으로 한 성장 모멘텀이 구체화되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허승범 회장은 10일 삼일제약 주식 1만 8089주를 장내에서 매수하며 지분을 늘렸다고 공시했다. 허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총 176만 8801주로 늘었고 지분율도 8.15%까지 올라갔다.
허 회장은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누적 보유량을 늘려왔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7만주 이상을 사들였다. 눈에 띄는 점은 매입 단가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엔 주당 평균 7000원대였던 매입가는 2024년엔 1만200원대를 넘어섰으며 올해 4월 8일 기준 종가는 1만40원이다.
벨류에이션이 낮아졌을 때(주가 하락) 최대주주가 주식 매수에 나서는 통상적인 패턴과는 다른 모습이다.
허 회장의 장내매수는 △2023년 6월19일 1785주(취득단가 7295원) △2023년 7월 10일 1300주(7483원) △2024년 2월22일 1만3049주(8430원) △2024년 12월 19일 5000주(1만3253원) △2025년 2월 24일 4만184주(1만2153원) △3월4일 1만2212주(1만2291원) △4월 8일 1만8089주 등이다.
허준범 삼일제약 전무도 3월 28일 772주를 장내서 사들였다. 허 전무는 허강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인 허승범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바 있다. 작년 초에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그는 이번 매수를 통해 경영 책임성과 향후 비전에 대한 확신을 다시 한번 드러낸 셈이다.
최근 잇따른 주식 매수는 글로벌 CMO·CDMO 사업의 실적화 가능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사업이다. 작년 9월 베트남에 구축한 생산시설이 현지 제조·품질관리기준(GMP), WHO GMP 인증을 획득했으며 한국 KGMP, 미국 cGMP, 유럽 EU-GMP 인증 절차도 진행중이다.
첫 수주도 이뤄냈다. 삼일제약은 작년 말 대만 상장 제약사 ‘포모사’와 안과용 의약품 APP13007의 CMO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추가 수주도 점쳐딘다. 포모사는 최근 인도 3위 글로벌 제약사인 시플라와 APP 13007의 4개 지역, 11개 국가에 대한 공급 및 독점판권 부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포모사가 시플라와 판권 계약한 국가들은 모두 삼일제약이 획득한 WHO GMP 인증만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삼일제약 관계자는 초동물량 계약은 해둔 상태이고 추가적인 물량은 지켜봐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APP13007은 안과 수술 후 통증과 염증 완화를 위한 점안액으로 작년 3월 미국 FDA 승인받은 제품이다. 특히 스테로이드 약물 중에서도 고효능 성분인 클로베타솔을 기반으로 하며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효능은 유지, 부작용은 감소시키는 특징이 있다. 하루 2회, 14일 고정 처방이라는 편의성도 강점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APP13007은 15년 만에 FDA의 승인을 받은 안과용 신약으로 백내장·녹내장 등 주요 안과 수술 후 염증 치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다”며 “기존 치료제 대비 투약 횟수 및 기간이 대폭 줄어 환자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일제약 오너 형제들이 장내서 주식을 사들이고, 허승범 회장의 경우 주가가 올라간 상태에서도 주식을 취득하고 있다”며 “이는 책임경영이자 성장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실제 CDMO 사업이 확대되고 있어 매출 퀀텀점프를 기대해 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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