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3º
습도 55%
춘천 27º
습도 35%
여수 18º
습도 80%
)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6월3일로 정해졌다. 본격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국민 통합이다. 우리나라는 시대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비상시국이다. 국내는 비상계엄과 탄핵에 따른 국가 리더십 부재 상황인데,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장과 함께 격동하는 국제정치와 무역 전쟁으로 상징되는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
더구나 이토록 국론이 분열돼 첨예한 사회 갈등을 보인 적은 일찍이 없었다. 진영‧세대‧지역‧성별‧계층으로 나뉜 이 심각한 분열을 대통합하지 않고는 나라 발전을 기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분열은 서로 귀를 닫고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등을 돌린 불통과 반목의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정치 진영 간 갈등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며 더욱 심화되었다. 6·25 전쟁을 전후해 이념 갈등, 특히 반공 보수와 진보좌파 세력의 대립이 극렬했을 당시 못지않다. 아니, 지금이 더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적 경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상대를 경쟁자가 아닌 적으로 보면 공존이 아닌 공멸로 가게 된다는 경고의 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치 갈등은 세대·남녀·지역 갈등으로도 번졌다. 가족끼리 모여 정치 이야기를 하다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것도 흔한 장면이 됐다. 적대적 관계가 고착화되는 사이 법원·헌법재판소·언론 등 민주주의 시스템을 이루는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비롯한 국가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 치러질 21대 대선은 탄핵 심판 국면 못지않게 더 격렬한 양상이 연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 통합의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란 종식’ 운운 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갈 기세다.
우리 사회의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일이 시급하다. 헌법적 가치를 중심으로 정치인들은 국민 통합을 위해 정치 보복을 더 이상 이어가지 말자고 선언해야 한다. 사회지도층이 이 나라와 국민이 나아갈 앞길을 올곧게 밝히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경륜을 모으고 나눠야 한다.
우리 사회의 포용력과 정치권의 협치가 긴요하다. 경제 불황과 한반도 안보 상황의 엄중함 속에서 개방성과 국내 정치 안정은 안팎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활로가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정치적 포용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 수준이라는 충격적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는 OECD 36개 회원국들의 ‘정치적 포용성지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이 32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사실 세계 10위권 경제력에 걸맞지 않는 한국 정치의 후진성은 여야 간 습관성 파행에 기인한다. 국정 성공을 위해서는 원만한 여야 관계 형성에 노력해야 한다. 스웨덴의 국가조사보고서(SOU)를 벤치마킹하길 권한다. 스웨덴은 정부가 법안을 발의하기 전 주요 정당·이익집단· 관료·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정책보고서를 작성하고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도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포용력과 미래를 보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정치권 또한 협치를 통해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챙기려면 다수당은 독주를 멈추고 소수당은 의견을 밝히되 결과에 승복하는 덕목을 갖춰야 한다.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시장경제가 살아 숨 쉬는 선진 대한민국을 구현하는 지름길임을 인식하길 당부한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