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효과 불확실… 가격 인하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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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전환 지원금 폐지 당시에도 최대 13만 원 지원금 빈축
2024년 번호 이동 7년 만에 최대… 이용자 유치 경쟁 나설지도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9 11:42:33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됐지만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번호 이동이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통신사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29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안은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단통법은 2014년 정보 불균형으로 일부 소비자만 비싼 가격에 휴대전화를 구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됐지만 휴대전화 구입 가격 및 통신비를 전체적으로 올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단통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고 10년 만에 단통법 폐지가 현실화됐다.

단통법 폐지 논의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만큼 단통법 폐지에 따른 휴대전화 가격 하락이 이뤄질지에 대한 논의도 계속돼 왔다. 이에 더해 단통법을 폐지해도 기대한 만큼의 가격 하락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2024년 초 메리츠 증권은 “10년 전에는 3G를 포기하고 LTE에 올인했던 LG유플러스 때문에 가입자 한명이 아쉬운 상황이었던 반면에 지금은 5G 서비스가 성숙기를 지나 정체기해 진입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유인이 과거와는 달리 크지 않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통신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통신 3사 마케팅 비용은 2021년 7조95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소폭 하락을 거듭하면서 2023년 7조6300억 원으로 떨어졌다. 통신사들은 올해에도 마케팅비 하락 기조를 이어 나가고 있다. 통신사들이 탈통신 기치를 내걸고 통신 사업보다는 인공지능(AI)에 더 집중하는 것도 가격 인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키우고 있다.

정책적으로 통신사 번호 이동을 유도한다고 해도 통신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경쟁에 나서지 않는 현상은 3월 전환 지원금 정책 시행 때 나타난 바 있다. 당시 정부가 최대 50만 원까지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전환 지원금이 최대 13만 원 정도에 그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통계에 따르면 3월 번호이동은 52만4762건으로 2월(50만4119건) 대비 상승했지만 4월에는 50만975건으로 다시 하락했다. 5월 55만5373건으로 다시 반등하긴 했지만 6월에는 50만2211건으로 떨어졌다. 이후 번호이동 수는 50만~55만 건 정도를 유지하면서 11월에는 51만8240건을 기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전과 다르게 통신사들이 적극적인 출혈 경쟁에 나설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단통법이 폐지돼도 파격적인 가격 인사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연간 통계로 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577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2023년 연간 번호 이동수(561만 건)를 이미 넘어섰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17년 이후 7년 만에 연간 600만 건 돌파가 예상된다. 주된 원인으로는 통신사들의 저가 요금제 출시와 통신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알뜰폰 이용 등이 꼽힌다.

소비자들이 통신비 절감을 위한 수단으로 번호 이동을 적극 고려하는 만큼 통신사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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