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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점업계가 외우내환을 겪고 있다. 면세점 ‘큰 손’인 중국 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면서 실적 악화를 겪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까지 터지면서다.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면세점업계 불황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새벽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면세업계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를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면세업계는 환율 상승이 심각한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4일 오전 9시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0.29원)보다 15.9원 오른 1418.8원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자 장중 기준으로 2022년 11월4일(1429.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일 비상계엄 선포를 하자 환율은 새벽 한때 1442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6일 기준 환율은 1414.9원이다.
면세업계는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달러를 기준으로 상품을 팔기 때문에 환율 변화가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된다. 환율이 치솟으면 면세품 가격이 백화점 가격보다 비싸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면세업계는 중국 관광객 감소와 고환율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롯데면세점은 4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면세점은 2023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올 3분기 162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면세점도 각각 382억 원과 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행진을 이어가자 면세점업계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비용절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6월 비상경영 선포에 이어 8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11월 15~29일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은 급여를 20% 반납하기로 했다.
면세업계는 고환율에 이어 한국이 ‘여행 주의보’ 국가로 지정되면서 불황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영국 외무부는 “현지 당국 조언을 따르고 정치 시위를 피하라”며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국무부도 시위 지역을 조심하라고 전달했고 주한 일본대사관은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이스라엘도 한국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해외에서 한국 여행에 경고를 보내면 외국인 여행객의 수가 감소한다. 외국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국내 면세점은 고객이 줄어 매출액 타격을 입게 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해외 반응을 식히기 위해 4일 오후 2시 실·국장 회의를 열고 “해외에서 한국으로의 여행·공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도록 국제 관광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련 업계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외교 협력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가격 부담이 늘어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리스크 관리에 민감한 해외여행사들이 한국형 패키지 여행을 줄일 확률이 높아 매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탄핵 리스크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라 여행 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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