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큰소리치더니… 카카오모빌 넉 달 전 약속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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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개 택시 단체 후속조치 촉구에도 지지부진… “추상적 개념만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실무 단계에서 협의는 아직 진행… 상반기 내에 하겠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4 12:50:59

▲ 2023년 12월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단체 간담회 기념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단체들의 상생 합의가 이뤄진 지 4개월이 지났음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협의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장에 상생안에 따른 변화가 적용되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24일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상생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으라고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하반기까지 하겠다는 추상적 개념만 전달받고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들은 것이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문어발식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로 비판받아 왔다. 특히 택시 분야는 대표적인 카카오의 ‘갑질’ 사례로 거론됐다. 이에 2021년 9월 카카오모빌리티가 핵심 수익원인 ‘스마트호출’을 포기하며 상생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카카오가 시장 지배권을 활용해 갑질을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2023년 11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언급하며 상생안 논의가 진행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12월14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 단체 및 가맹 택시 업계와 택시 업계 상생안을 마련했다.

기존에 3% 이상이던 가맹 택시 수수료율을 2.8%로 낮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단순한 수수료 체계 도입 △공정배차 정책 시행 △프로멤버십 폐지 △상생 협력 기반의 택시 플랫폼 환경 조성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 3월 4개 택시 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생 합의안과 관련해 일정조차 내놓지 않다고 주장하며 조속히 후속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택시 단체들의 성명 발표 이후에도 카카오가 별다른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생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수수료 문제와 공정 배차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 합의안 마련 이후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기사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변화는 아직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일단 상반기 안에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했으니 그때 되면 카카오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2월 CA 협의체 ESG위원회 산하에 기존 소상공인 단체와 시민단체와의 소통을 맡는 조직을 통합해 상생협의팀을 신설했으며 4월24일에도 상생 협력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카오가 조직 개편을 담당하며 상생의 의지를 보이는 와중에도 기업집단 내에서 가장 상생이 시급하다고 꼽히는 사업에서는 성과가 지지부진하며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상생안을 마련할 때 상반기 안에 내놓겠다는 입장을 말씀드렸고 실무진에서는 계속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