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수진 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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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특수강간·몰카 촬영 혐의 남성들 변호
여성계 “국민 대표 자격 없다” 공천 취소 촉구
‘비이재명계 박용진 찍어내기’ 비판 여론 고조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2 00:02:02

사회지도층의 언행은 윤리지수가 높아야 한다. 더구나 선출직 공직(公職)에 나가려는 이에게는 더욱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가 된 조수진 변호사가 성범죄자 변호 이력 논란에 휩싸여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조 변호사는 각각 성폭행·특수강간·몰카 촬영 혐의를 받는 남성들을 변호한 이력이 밝혀졌다. 2018년에는 경기도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여고생을 성추행한 강사를 변호했다. 한데 조 변호사는 피해자가 ‘스쿨 미투’ 운동을 했던 적이 있고, 사건 한 달이 경과한 후에야 문제를 삼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에서 피고는 벌금 1500만 원 형을 선고받았다. 조 변호사는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10세 여아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학대한 사건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 냈다는 글과 ‘강간 통념’을 활용해 재판에 임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법보다 정의를, 제도보다 국민 눈높이를 가치의 척도로 삼겠다”며 변호사에서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사과와 함께 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여성계는 민주당에 공천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YMCA연합회 등 146개 여성단체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출범시킨 조직인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는 ‘강간 통념’ ‘피해자다움’에 관한 편견은 성범죄 가해자 처벌을 가볍게 하고 피해자 피해 회복을 어렵게 한다고 전제하며 “이런 통념 편견을 활용할 것을 적극 조언하는 인물은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 민주당은 조 변호사 공천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수임료에 눈멀어 성 범죄를 ‘조장’했다는 비판이다.

조 변호사 스스로 인정하듯 강간 통념은 점점 우리 사회에서 ‘위험한 생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인권 변호사 단체인 민변의 사무총장까지 지냈던 조수진 변호사가, 바로잡아야 할 그릇된 성 인식을 오히려 조장하고 권한 셈이다. 법조 윤리는 물론 필부필녀의 상식에도 어긋나는 조 변호사의 이 같은 도덕성 몰각에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다. 조 변호사의 민주당 총선 후보 사퇴는 불가피한 일이라 본다.

조수진 변호사 사건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협량 정치가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이 ‘목발 경품 막말 논란’을 빚은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후 정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2위를 한 박용진 의원을 공천하지 않고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았다.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하위 10% 평가자가 받는 경선 득표 30% 감산 페널티를 이번 경선에도 적용받은 반면, 여성 신인인 조 변호사는 최대 25%의 가산점을 받았다. 게다가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의 온라인 투표로 경선을 치렀다. 서울 강북을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타 지역 당원이 투표하는 촌극을 연출한 끝에 조 변호사가 후보가 된 것이다.

‘비이재명계 박용진 찍어 내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결국 이재명 대표에게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경쟁자를 제거하는 ‘모리배 공천’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특히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단 7명 가운데 5명이 ‘텃밭’에서 대거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받았다. 노골적인 보은 공천으로, 22대 국회도 이재명 방탄 국회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변호사비 대납 공천’이란 지적이 나와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민주당은 민생이 어떻게 되든 ‘묻지 마 방탄’에 올인할 후보, 친명 일색으로 22대 국회를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당(私黨)이지 더 이상 공당이라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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