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효율화 4대 은행… 정규직·지점 줄이고 비정규직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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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직원 3년 새 5만9000명→5만5000명 급감… 비정규직 되레 19%↑
3년 전 3330곳 지점도 2843곳으로 감소… 수도권 비중 69%로 대부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1 17:50:01

▲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직원 수는 총 5만5164명으로 2020년(5만8742명) 대비 6.1% 감소했다. 이 기간 비정규직 직원 수는 3999명에서 4763명으로 19.1% 늘어났다. 연합뉴스

주요 은행이 최근 3년간 인력 감축 과정에서 정규직을 줄이면서도 비정규직은 19%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5만5000명이던 정규직 직원은 3년 새 5만 명으로 쪼그라들었고 비정규직 직원은 3999명에서 4700명으로 불어났다. 지점 등도 이 기간 500개 사라졌다. 비대면 업무 증가 및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직원 수를 줄여나가되 노동유연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스카이데일리가 24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직원 수는 총 5만5164명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0년(5만8742명) 대비 6.1%(3578명) 감소한 수준이다.

은행별로 국민은행(1만6293명)이 이 기간 7.7% 줄어들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1만3723명)은 -7.5%·신한은행(1만3263명)은 -5.3%·하나은행(1만1885명)은 -3.0%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정규직 중심으로 인력을 줄였다. 4대 은행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수는 2020년 5만4743명이었지만 2021년 5만3173명·2022년 5만1441명·2023년 5만21명으로 매년 감소세를 지속했다. 국민은행(-12.8%)·우리은행(-7.9%)·하나은행(-7.0%)·신한은행(-5.5%) 순이었다.

비정규직은 증가세였다. 4대 은행이 고용한 ‘기간제 근로자’ 수는 작년 말 4763명으로 3년 전(3999명)보다 19.1% 늘어났다. 2022년(4807명)보다는 줄긴 했지만 총직원 내 비중은 9.3%에서 9.5%로 올라갔다. 은행마다 편차도 컸다. 3년 사이 하나은행은 56.6%(+435명)·국민은행은 51.9%(+725명) 늘린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5%(-25명)·43.9%(-371명) 줄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및 연금 관련 전문 인력을 경력직으로 수시 채용하다 보니까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대학생이 체험하는 대외활동이나 퇴직 직원을 다시 채용해서 업무를 돕는 경우가 있다”며 “고객들이 창구에서 만날 수 있는 직원 중에선 비정규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도 줄어드는 추세다. 4대 은행이 국내에 설치한 지점과 출장소는 작년 말 2843곳으로 1년 전보다 14.6%(57곳) 감소했다. 최근 5개년을 놓고 보면 2019년 3553곳·2020년 3330곳·2021년 3106곳·2022년 2900곳 등 매년 50곳 이상 폐점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2020년 972곳이던 국민은행이 797곳으로 175곳(-18.0%)을 없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860곳에서 721곳으로 139곳(-16.2%) 줄였다. 우리은행(711곳)과 하나은행(597곳)의 감소 규모도 각각 –110곳(-13.4%)과 -54곳(-8.3%)으로 컸다.

수도권 과밀화 현상도 심각했다. 서울·인천·경기에 위치한 4대 은행의 지점·출장소 수는 지난해 1950곳으로 전체(2843곳) 68.6%를 차지했다. 금융취약계층인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전남(39곳)·경북(69곳)·강원(56곳)·전북(42곳)의 이들 은행 점포는 전체 각 1~3%대 수준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무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대면 업무 수요가 많이 줄었고 업무 자체도 고도화되다 보니 한 지점에 근무하는 인원 수도 감소했다”며 “예전처럼 곳곳에 은행 지점이 있다면 동네 주민은 좋겠지만 은행 전체를 놓고 보면 비용 부담이 크다. 점포를 없앨 때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등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