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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관광공사가 전임 백현 사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24일 물러났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떠나는 자의 마무리가 아주 미숙했다는 평가와 함께 조직마저 흔들리고 있다.
신임 사장에게 최근 인사 갑질 논란에 대한 공이 넘어갔다. 흐트러진 조직을 바로 세울지 시민들의 시선에는 날카우면서도 기대감이 섞여 있다.
‘A 임원 갑질 의혹’은 처음엔 직장 내 괴롭힘 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는 정황은 단순한 개인 간의 갈등이 아니라 조직 내부 권력 재편을 둘러싼 쿠데타성 움직임이라는 점이 부상했다.
노동조합은 “일부 핵심 간부가 사건을 기획했다”라는 의혹을 제기했고, 사측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이든 이번 사태는 공공기관이 가져야 할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노조의 주장처럼 실제 피해자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조사가 진행됐다면 이는 행정 절차의 중대한 결함이다. 게다가 사측이 고용한 외부 노무사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이사회 권고까지 이행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기관의 도덕적 신뢰’는 이미 뿌리째 흔들린 셈이다.
조직 내부에서 문제 제기를 한 인물이 오히려 본부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됐다는 점도 공정성 논란을 키운다. 이는 공공기관의 기본원리인 이해 충돌과 회피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조치이며 내부감사 구조를 스스로 무력화시킨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더욱 석연치 않다. ‘레드휘슬 신고’가 접수된 바로 다음날 언론 보도가 나갔다는 사실은 누군가 내부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내부 비밀이 언론에 먼저 흘러나간 것은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니다.
이는 홍보팀의 보도자료가 아닌 일부 조직원의 정치적 메시지가 나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것은 공공기관이 자신들의 절차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이사회가 두 차례에 걸쳐 본부장 복귀를 권고했음에도 이를 거부한 사장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사회는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라 공공기관의 운영 감시를 위해 존재한다. 그 결정을 무시한다는 것은 공공기관 내부의 견제 장치마저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인천관광공사 내부 민주주의의 붕괴’로 읽힌다.
내부 갈등을 숨기고 권력 중심의 행정을 지속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인천관광공사는 관광산업을 넘어 시민 신뢰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그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인천의 브랜드도 함께 흔들린 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노조가 외친 이 문장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공공기관의 도덕적 기준은 민간보다 높아야 한다. 직위와 권한을 이용한 내부 기획, 불투명한 절차, 이사회 권고 무시 등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공직사회의 신뢰 위기다.
지금 인천관광공사에 필요한 것은 ‘진상조사’ 투명성은 물론 ‘진심 어린 반성’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면 진실을 감추는 대신 시민 앞에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공공기관이 존재할 이유이자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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