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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백신은 2006년 국산 생산이 중단된 이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화 재추진을 위한 100억 원 규모의 사업도 품목허가 반려로 마무리 됐다. 현재 국내 접종은 국가가 무상 제공하는 피내용 백신만 이뤄지고 있지만 부모들과 전문가들은 경피용 전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결핵 백신의 수급 구조와 접종 정책이 적절한가에 대해 진단해본다. [편집 자주]
[기획 1 상] 100억 들인 국산 결핵백신 끝내 무산… 주권 회복 아닌 실패 역사
[기회 2 하] 불주사 자국 이젠 그만… 결핵백신도 경피로 바꿔야 할 때
국산 결핵백신 개발이 품목허가 반려로 좌초되며 100억 원 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
국산 결핵백신의 역사는 1948년 프랑스에서 파스퇴르 균주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한국전쟁 중인 1952년부터는 일명 ‘불주사’로 불리며 본격적인 국가예방접종이 이뤄졌다. 1960년대 액체 결핵백신 1979년 냉동건조백신 개발까지 이어지며 국립보건원이 직접 백신을 생산했고 이후 1987년부터는 대한결핵협회 산하 결핵연구원이 생산을 맡았다.
하지만 2006년 생산시설 노후화와 품질 문제로 국산 백신은 시장에서 퇴출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핵심인 파스퇴르1173 P2 균주까지 관리되지 않아 소실됐다는 점이다.
백신 주권을 60여 년간 유지하던 한국은 균주 자체를 잃고 말았다. 이에 대해 식약처나 질병관리청 등의 공식 기록은 “결핵협회가 생산을 중단했다”는 설명뿐 균주 소실의 내막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당시 정부는 파스퇴르 균주를 다시 들여오려 했지만 프랑스는 자국 내 결핵퇴치를 선언하며 생산균주를 모두 폐기한 상태였다. 균주를 보유한 채 백신만 수출하는 일본과 달리 프랑스는 균주 자체를 더는 공급하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2007년부터 시행 예정이던 결핵 백신 국가예방접종(NIP)을 앞두고 국산 균주 회복 대신 수입 백신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2009년에는 장기적으로 국산화를 재추진하기 위해 GC녹십자를 위탁개발기관으로 선정했다.
GC녹십자는 정부 예산 99억 원을 지원받아 전남 화순에 BCG 백신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로부터 새로운 균주를 2014년에 도입하고 2017년 임상 1상, 2018년 완료, 2019년 임상 3상을 마친 뒤 2023년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2024년 허가가 반려되며 모든 계획은 무산됐다.
식약처는 “임상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나 임상적 유용성이 부족하다”며 반려 이유를 밝혔다.
녹십자는 “정부 지시에 따라 개발에 착수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접종에는 사용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질병청은 “결정권은 복지부에 있고 상용화 실패로 단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백신 개발에는 기술이전, 임상, 생산, 품목허가 준비까지 총체적인 비용과 시간이 투입됐다. 그러나 국내 출산율 하락으로 시장성은 급감했고 백신 가격도 1바이알당 2만~3만 원 수준에 불과해 수익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사업 자체가 애초에 성공 가능성이 낮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균주 소실로 시작된 국산 결핵백신의 붕괴는 결국 정책 혼선과 책임 회피로 이어졌다”며 “1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지만 백신 주권 회복은커녕 실패로 마무리됐고 그 사이 국내 결핵 백신은 여전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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