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 6·25전쟁 영웅, 잠실야구장 시구, 세대를 잇는 ‘하늘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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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 조종사 김두만 장군 현충일 맞아 KBO리그 시구
전투기 조종사 강병준 소령 시타. F-15K 4대 기념 비행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08 10:57:58

▲ 6일(금) 현충일을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경기에 앞서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과 현직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이 각각 시구와 시타를 진행했다. 강 소령은 김 장군의 동료이자 참전 조종사인 故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사진은 시구와 시타에 나서는 김 장군(가운데)와 강 소령(왼쪽). 공군 제공

6·25전쟁에 참전했던 김두만(98) 전 공군참모총장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시구에 나섰다. 현충일을 맞아 마련된 이날 행사는 전쟁 영웅과 현역 조종사가 함께한 특별한 무대로, 세대를 잇는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김 장군은 6·25전쟁 당시 102회 출격을 기록한 대한민국 최초의 100회 출격 조종사다. 공군 작전사령관과 제11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그는 을지무공훈장과 은성·충무무공훈장을 수훈했다.

2023년에는 국가보훈부와 한미연합사령부가 선정한 ‘6·25전쟁 10대 영웅’에도 이름을 올렸다. 생존해 있는 참전 조종사 중 최고령인 그는 이날도 단정한 군복 차림으로 마운드에 올라,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공을 던졌다.

시타는 김 장군의 전우였던 고(故) 강호륜 예비역 준장의 손자이자 현직 F-15K 전투기 조종사인 강병준 소령(33)이 맡았다. 두 장군은 공군 창설기부터 함께 전장을 누빈 전우였다. 이번 시구·시타는 ‘참전 조종사가 던진 공을, 그 전우의 손자인 현역 조종사가 친다’는 뜻을 담아 기획됐으며, 공군의 역사와 전통이 세대를 넘어 계승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시구·시타 직후에는 공군 F-15K 전투기 4대의 편대비행이 잠실야구장 상공을 저공으로 통과했다. 전쟁의 하늘을 누볐던 영웅과 오늘날 영공을 지키는 전투기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 담기며, 과거와 현재가 맞닿은 장면으로 현충일의 의미를 더했다.

경기 전에는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과 공군 군악대의 트럼펫 연주도 진행됐다. 이날 KBO리그 5개 구장 모두에서 현역 군인과 유공자가 시구·시타에 참여해 각자의 방식으로 현충일을 기렸다.

한편, 김 장군은 2015년, 88세의 나이로 국산 전투기 FA-50의 후방석에 탑승해 비행을 수행했으며, 건장한 청년도 버티기 힘든 6G의 고중력 환경에서도 비행을 마친 바 있다. 살아있는 전설이자 ‘하늘의 영웅’으로 불리는 그는 이날 다시 한번 국민 앞에 서며 깊은 감동을 안겼다.

이번 현충일 행사는 6·25전쟁 참전용사와 현역 조종사, 그리고 국민이 함께 만든 기억과 계승의 장으로 기록됐다.

▲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가 6월 6일(금) KBO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잠실야구장 상공을 기념비행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한반도 상공을 묵묵히 지키는 공군이 있기에 국민의 평온한 일상이 영위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군 제공

▲ 사진은 시타를 위해 타석에 서 있는 강 소령. 제11전투비행단 제102전투비행대대에서 3편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강 소령은 2020년 국군 전사자 유해 송환시 조국으로 돌아오는 호국영령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엄호비행을 맡은 바 있다. 공군 제공

▲ 사진은 시구하고 있는 김 장군. 제11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김 장군은 6·25 전쟁 당시 총 102회 출격한 참전 조종사로, 대한민국 최초 100회 출격을 기록했다. 공군 제공

▲ 사진은 두산베어스의 마스코트 철웅이가 시구에 나서는 김 장군에게 경례하고 있는 모습. 공군 제공

▲ 사진은 공군 군악대원들이 트럼펫으로 호국영령께 대한 묵념곡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 공군 제공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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