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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간은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단연 시간이다. 무려 100년이 넘는 세월 고객의 기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프리미엄 경험을 일관되게 제공해 온 와이너리의 진심이 이 한 문장에 고스란히 담겼다.
와인명가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가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센터에서 에노테카 코리아가 주관한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와인’ 시음회 행사가 개최된 것이다.
이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고객의 시간을 최우선 가치로 실현하기 위해 와인에 브랜드 가치와 정체성을 담아냈다.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는 17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 리오하 지역의 오래된 명문 와이너리다. 스페인 근대 와인 생산의 아버지 루치아노 데 무리에타가 1852년 설립했다.
스페인에서는 처음으로 프렌치 오크 숙성과 보르도 양조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와인 경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리오하 지역에서 첫 프리미엄 와인을 수출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특히 이들 와인은 세계 100대 와인 1위에 오르며 ‘리오하의 영광’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바 있다. 이번 행사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즈 아시아 수출이사가 특별 방한해 의미를 더했다.
알베르토 이사는 경력 25년 이상의 전문가로 2022년 7월 스페인 문화 홍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스페인 왕으로부터 훈장 십자가를 수상했다.
그에 따르면 스페인산 와인은 훌륭한 품질로 자국 내에서는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데는 해외 수요까지 대응하기에 생산량이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현재 스페인에서 생산된 와인 절반 이상은 내수에서 소비되고 있다.
그는 “스페인은 선진 양조기법을 가진 프랑스·이탈리아와 견줘도 손색없는 품질 높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와이너리가 대표적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 최소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친 장기 숙성을 하고 있다”며 “생산 주기가 길고 오랜 숙성 기간을 거쳐 완성되는 와인 한 병에는 희소성과 가치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스페인의 다양한 포도 품종은 와인의 품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알베르토 이사는 “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의 생산지는 해안으로부터 불과 2km 이내에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 나온 포도는 스페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품종이며 바닷바람을 머금어 산도가 높고 특별한 향이 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산 지역이 한정돼 있지만 포도를 재배하고 손 수확해 와인을 만든다는 원칙을 지켜 오랜 정성으로 숙성한 고품격 와인을 선보인다”며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는 와인을 최상의 상태로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저장 및 숙성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고객의 시간을 절약하는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전통 방식과 혁신 기술을 결합해 만든 최고의 합작품이자 스페인의 역사적 산물이라고 묘사하면서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와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는 5가지 와인이 소개됐다. 화이트 와인(파소 바란테스 알바리뇨 2021, 카페야니아 리제르바 2018) 2종과 레드 와인(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2020, 달마우 리제르바 2019 ,카스틸로 이가이 그랑 리제르바 2011) 3종이다.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와인은 상반된 한 쌍의 와인이 짝을 이룬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두 와인은 극명한 대비로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먼저 ‘파소 바란테스 알바리뇨 2021’ 시음에 나섰다.
스페인에서 생산된 알바리뇨 품종 100%로 만든 이 화이트 와인은 독특한 테루아 기반의 균형 잡힌 기술이 빚은 걸작으로 꼽힌다. 품종 고유의 신선함을 우아하게 표현했으며 다채로운 과일 향과 꽃향기가 어우러져 아로마가 풍성한 와인이다.
또한 화이트 와인 ‘카페야니아 리제르바 2018’이 제공됐다.
리오하 지역의 대표 품종인 비우라 100%으로 만들어졌다. 토양에서 얻는 풍부한 아로마를 섬세하게 구현해 산뜻한 질감의 파소 바란테스 알바리뇨 2021과 상반된 분위기의 매력을 선보인다.
신선하고 풍부한 과일 향을 비롯한 품종 본연의 신선함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긴 여운을 남기며 ‘레드 와인의 영혼을 가진 화이트 와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레드 와인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다양한 종류의 포도 품종을 섞어 만든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2020’은 라즈베리·블루베리·체리 등의 베리향과 타임·로즈마리·샌달우드의 힌트가 직관적이고 정교하게 감돈다. 베리류의 풍부한 과일 향을 중심으로 깊은 구조감과 우아한 탄닌이 느껴진다.
레드 와인 가운데 두 번째로 ‘카스틸로 이가이 그랑 리제르바 2011’가 등장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으로부터 두 차례 100점을 받고 세계 100대 와인 1위에 선정되는 놀라운 진기록을 세웠다. 단숨에 와인계의 여왕 자리에 등극하며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와인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렸다.
이 와인은 와이너리가 보유한 지하 저장고에서 10년간 보관해 숙성한 후 출시하며 지중해 허브·후추·정향·모카 힌트가 감돌며 잘 익은 체리·블루베리·카시스 향을 연상하게 한다. 와인 속에 생동감을 담아 부드러운 탄닌이 조화를 이루며 길고 우아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달마우 리제르바 2019’는 현 소유주가 자신있게 선보인 야심작이다.
깊고 풍부한 아로마가 좋은 합으로 단단한 응집력을 일궈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과즙과 어울리는 화려한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와인 본연의 힘과 기교로 길고 뛰어난 숙성 잠재력을 갖췄다. 고유한 전통미를 가진 ‘카스틸로 이가이 그랑 리제르바 2011’와 비교하면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라는 평이다.
알베르토 이사는 “역사적 가치와 오랜 전통을 지닌 상징적 와인을 오픈하면 그 행위가 단지 와인을 마시는 것이 아닌 시간이 빚어낸 예술을 경험하게 된다”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자연스레 외형의 변화부터 내면의 표현이 바뀔 수 있지만 아름다운 본질적 가치는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와인은 그 자체로 예술로 분류되는 만큼 시간이 가고 오래될수록 깊이와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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