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달·별·우주 다룬 한국 시조 15일 달로 떠났다… 45일 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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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코덱스’ 프로젝트… 시조 11편 실어
한글 데이터가 달에 착륙하는 첫 사례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17 11:03:49

▲ 한국의 시조 작품은 미국 민간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 내 타임캡슐에 실려 3월1일경 달에 도착할 예정이다. AI로 만든 이미지. 일러스트 임유이

한국의 시조가 15일 지구를 출발해 달로 갔다.

시카고 한인 비영리 문화재단인 세종문화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0분(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시조 작품 11편이 달로 떠났다.

한국의 시조 작품은 미국 민간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 내 타임캡슐에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루나 코덱스 타임캡슐에는 이제까지 4만 명 이상의 미술·글·음악·영화 등 예술 작품이 니켈 필름 소재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새겨지거나 메모리카드 형태로 담겨졌다.

‘코덱스 세레니티’로 불리는 이번 임무에는 루나 코덱스가 의뢰한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가 포함되었고 시집 편집자는 모국어로 쓴 각국의 고유한 시를 모으는 과정에서 세종문화회에 한국 시조 제출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한국시조협회에서는 한국인 시조 시인들의 작품들을 제출, 그중 8편이 실리게 됐다.

이번에 실린 8편 작품은 해·달·별·우주를 주제로 한 △구충회 ‘달에게’ △김달호 ‘운석의 꿈’ △김흥열 ‘은하’ △박헌오 ‘신비한 하늘 시집’ △서관호 ‘강촌의 달’ △이광녕 ‘해를 안고 오다’ △최은희 ‘월광 소나타’ △채현병 ‘칠월칠석날’ 등 8명의 한글 작품과 함께 루시 박 세종문화회 사무총장의 시조 1편과 모녀 작가인 낸시 요르겐센·엘리자베스 요르겐센의 영문 시조 2편도 담겼다.

블루고스트는 발사 약 45일 후인 3월1일경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며 달 앞면 북동쪽에 있는 현무암 평원 ‘마레 크리시움’에 착륙한다. 착륙에 성공하면 한글 데이터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루나 코덱스는 총 7차례의 타임캡슐 발사를 통해 달에 예술 작품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발사가 네 번째다.

앞서 루나 코덱스는 202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임무용 유인 달 탐사선 ‘오리온’에 첫 코덱스를 실어 보냈으며 지난해 1월에는 아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을, 2월에는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노바-C’에도 코덱스를 실어 보냈다.

이중 한국인의 예술 작품이 실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계로는 싱어송라이터 사라 강의 음악이 노바-C에 실린 바 있다.

루나 코덱스는 아르테미스의 핵심 계획 중 하나로 빠른 달 탐사를 위해 화물 운송을 민간에 맡기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를 통해 우주산업이 다른 분야로도 확장하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인류의 예술 작품이 달에 착륙한 사례는 1969년 미국 달 착륙선 아폴로 12호 다리에 조각가 포레스트 마이어스가 만든 타일을 붙여 보낸 게 최초로 여기에는 앤디 워홀의 이니셜 등이 새겨졌다.

한국에서는 2022년 발사된 달 탐사선 다누리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다이너마이트’가 실려 우주인터넷 전송 시험에 활용된 바 있다.

임유이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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