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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다시 마을에서 시작되는 체제 전쟁
6‧25 남침 전쟁을 일으킨 북한 정권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지역 내 좌파 주민들의 협조를 받아 반공 우파 주민들을 대거 학살한 후 북으로 후퇴했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북한군이 떠나고 유엔군과 미군이 점령하자 “여태까지 세도를 부리던 빨갱이는 온데간데없고 집집마다 남은 것은 곡성뿐”이었다고 한다. 북한군이 후퇴한 후, 우파 주민들은 치안대를 구성하여 질서를 유지하는 한편 반공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6‧25전쟁 당시 후방에서 일어난 체제 전쟁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각 지역에서 다시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주사파 같은 공산‧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귀촌‧귀농 운동,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하부 읍‧면‧동을 장악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권 당시 좌파 마을활동가들이 읍‧면‧동의 주도권을 장악하며 기반을 닦았다. 앞으로 대한민국 하부 조직에서 좌파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좌우 사상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인민민주주의 단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나
문재인 정권 당시엔 대한민국에서 자유민주주의, 즉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허물어지고 있고 인민민주주의‧사회주의 체제로 변해 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곳곳에서 허물어지는 현상이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이러한 체제변혁의 과정이 어디쯤에 와 있으며, 앞으로 좌파 세력을 억제하지 않으면 어떤 과정을 거쳐 체제가 바뀌게 될지를 살펴봐야 한다.
공산‧사회주의 세력이 정권을 잡았다고 해서 바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주의 체제로 일시에 변화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공산‧사회주의자들도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민민주주의라는 중간단계, 즉 완충 단계를 거쳐야 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인민민주주의는 노동자‧농민의 독재 체제
586 운동권은 인민민주주의를 ‘민중민주주의’라는 완곡한 용어로 표현함으로써 일반 대중, 즉 국민을 현혹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민중민주주의란 결국 인민민주주의로서 이는 프롤레타리아독재를 의미하는 것이다. 프롤레타리아독재란 노동자‧농민의 독재를 말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표현한다면 이는 곧 좌파 세력의 독재다.
좌파의 득세는 곧 프롤레타리아독재로 향하는 길
우파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지만 좌파 세력이 모든 권력을 잡고 휘두르며 우파, 즉 보수를 적폐 세력 또는 반동분자라고 매도하며 억압하는 상태, 바로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과 같은 상태를 ‘프롤레타리아독재’ 체제라 한다. 좌파는 그들은 이러한 상태를 각색해 민중(인민)민주주의 체제라고 표현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인민민주주의 체제를 거쳐 사회주의 체제로 가는 길은 복잡하다. 그러므로 사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반 국민들로서는 도무지 어떤 행로로 진행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정확한 진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하기만 할 뿐 위기의식을 느끼거나 저항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인민민주주의 체제를 거쳐 사회주의 체제가 안착하는 데는 수많은 체제 변혁 조치들이 필요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토지와 기업에 대한 개인 소유권을 어떻게 국‧공유로 회수하느냐, 그리고 체제 변혁에 반대하는 체제수호 세력을 어떤 식으로 무력화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세계 공산국가들의 공통적인 공산화 과정
세계 공산국가들이 체제 변혁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정권을 잡는 것이었다. 이것은 여러 공산국가가 공산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낸 양상이다. 소련군 진주 등 무력으로 집권하기도 하고 내부 혁명을 통해 집권하기도 하며, 드물지만 1970년 칠레의 아옌데 정권이나 1998년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 2017년 문재인 정권처럼 사회주의 지향 세력이 선거를 통해 집권해 체제를 바꾼 경우도 있다.
정권을 잡은 후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헌법과 법률을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공산‧사회주의 정당은 부정선거로 압승을 하거나 정당 통합 과정, 즉 통일전선 전술을 반복하거나 반대 정당 탄압을 통해 압도적 1당을 만드는 등 갖은 방법을 통해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이것이 필수적인 준비 과정이다.
그런 정치적 기반 다지기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인 체제 변혁 작업에 돌입한다. 그러나 막상 이 과정에선 피해를 보는 세력들에 의해 상당한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체제 변혁은 어떻게 이 저항을 줄이거나 무력화시키면서 좀 더 순조롭게 진행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공산‧사회주의 세력은 국민의 지지를 더 많이 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 얻어 낸 ‘인민의 지지’라는 힘과 ‘인민민주주의’라는 명분으로 저항 세력을 위축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소수의 저항 세력이 무력화되었다는 판단이 서면 그제야 본색을 완전히 드러내고 사회주의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러시아(소련)를 비롯해 폴란드‧헝가리‧체코‧동독 등 동유럽 공산국가들, 베트남 등 모든 공산국가가 이러한 경로를 거쳐 사회주의 체제를 만들어 갔다.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양상은 인민민주주의 체제라는 중간단계를 거쳐 종국적으로 사회주의체제로 나아갔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공산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소련군은 1945년 8월9일 북한에 진주한 후 북한 전역에 인민위원회 등 말단 통치기구를 설치하고 주민들을 참여시키는 등 통치권 장악에 나섰다. 소련군은 초기에 북한 내에 좌파 성향의 세력이 미약했으므로 현혹‧설득‧반강제적 압박 등의 방법으로 구색갖추기 차원에서 우파 성향의 세력을 인민위원회 등에 참여시켜 활용했다.
소련군은 우선 8월 말 소련의 시베리아 지역 하바롭스크 소재 88여단에 있던 김일성이란 인물을 물색한 후 스탈린의 낙점을 거쳐 북한 통치자로 선정했다. 그리고 9월14일 그를 북한으로 귀국시킨 후 북한 통치자로 전면에 내세웠다.
소련군과 김일성은 조만식이 이끄는 조선민주당 등 부르주아 정치세력, 즉 자본주의 우익 세력을 설득하고 속이는 방법을 써서 서서히 김일성 세력이 주도권을 잡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김일성은 조만식 선생에게 “대통령으로 모시겠다”며 거짓말로 유혹해 헷갈리게 하기도 했다.
그렇게 주도권을 잡은 소련군과 김일성은 12월 모스크바삼상회의를 계기로 민족 진영이 반탁(反託) 투쟁을 벌이자 본격적으로 이들을 탄압‧제거하고 정치적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했다. 이어서 1946년 들어 본격적으로 김일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인민민주주의 좌파 독재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소련군과 김일성 세력은 1946년 2월 김일성을 위원장으로 하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라는 사실상의 정부를 수립했다. 그리고 곧이어 3월에 토지개혁 법령을 제정하면서 25일 만에 북한 전역의 토지개혁을 전격적으로 완료했다.
당시 북한의 토지개혁은 마을별로 빈농과 머슴‧소작농 등 공산당에 우호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농촌위원회가 주도했다. 이 토지개혁은 농촌위위원회가 지주들로부터 무상 몰수, 즉 강제 몰수한 토지를 빈농‧소작농 등 농민들에게 5정보(1정보=3000평) 기준으로 무상 분배하는 방식이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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