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력화 된 도심 집회 언제까지 방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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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소음·교통체증 등 시민에 심각한 피해
노동단체 ‘집회 자유’ 과도하게 누린다는 비판
민주당 16일 ‘3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 철회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4 00:02:01

집회·시위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중요한 권리이기에 자신 또는 단체의 입장이나 요구 사항을 피력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소음과 교통체증을 허용하는 법은 없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에는 집회·시위 주최자는 확성기 등을 사용해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이런 규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의 집회·시위엔 불법과 탈법이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폭력마저 발생하고 있다. 사법당국이 9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전국노동자대회·1차 퇴진 총궐기 대회’에서 조직적 불법행위가 이뤄진 정황이 있다며 검·경 합동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양경수 위원장 등 7명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경찰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민주노총 조합원 6명 가운데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경찰관을 밀치는 등 폭행해 골절·좌상·인대 파열 등 105명의 경찰 부상자가 나오게 한 혐의다.

민주노총의 불법 집회시위 현장을 보면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 게다가 민주노총은 노동 현안을 넘어 정부 정책에 대해 일방적 주장을 펼쳐 설득력 없는 정치 투쟁에 매몰돼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민주노총은 이처럼 불법 집회를 벌였음에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연행된 조합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묵과할 수 없는 불법행위로 변질된 집회시위로 일반 시민에게 불편함을 끼치고, 정당하게 질서유지 업무에 임하고 있는 경찰을 폭행하는 등의 행위는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엄중 조치하는 게 마땅하다.

주말마다 열리는 집회로 서울 시내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시위 중 절반 가까이를 노동조합 관련 단체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광화문 일대(세종문화회관·정부서울청사·교보빌딩·KT빌딩 등)에서 옥외집회 신고를 한 횟수는 총 7827건이었다. 노동계 일부 단체가 ‘집회의 자유’ 권한을 과도하게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계 10위권 경제력에 걸 맞는 선진국형 성숙한 집회 및 시위 문화가 절실하다. 고출력 확성기를 사용하기에 과도한 음향 송출로 인한 소음 피해도 크다. 특히 도심 지역의 집회·시위 현장은 상가·학교·아파트 등에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소음은 결국 주민과 집회 주최자 간에 마찰을 빚는 원인이 된다. 또 숱한 갈등이 발생하고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 도로 점거에 따른 교통 체증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지출로 나타나고 있다.

작금 대한민국은 국내외에서 경제위기 경고음이 울리고 국민은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으로 신음하는 국난적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도심에서의 대규모 불법·탈법 집회는 사회 혼란을 증폭시킬 뿐이다. 정부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합법적인 한에서는 최대한 보장하되, 시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집회엔 악순환을 근절시킬 수 있도록 엄정 대처해야 한다. 야당도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라는 말만 되뇔 게 아니라 성숙한 집회·시위 문화 정착에 협력하길 촉구한다.

민주당은 2일과 9일에 이어 16일에도 다른 야당들과 함께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 방탄 쇼’이자 이 대표 범죄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결 선고를 앞두고 벌이는 ‘판사 겁박 무력시위’일 뿐이다. 다수당이 국회를 내팽개치고 원외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책임 방기다. 집회 철회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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