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각 계기 ‘책임총리제’ 본격 가동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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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문재인정부의 과도 부채비율 맹공
윤 대통령 정쟁 거리 두고 ‘민생 집중’ 전략
인사는 메시지… 국정에 새 바람 전환점 되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8 00:02:02

윤석열 대통령이 내각 개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환경부 장관 등 장관급 3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최근 단행해 총선 후 개각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번 인사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활력을 갖고 하반기에 더 열심히 하자는 의지 표명으로 이해된다. 추가 개각이 전망된다. 개각 대상은 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장관직을 맡았던 이상민 행정안전부·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해당될 수 있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당분간 교체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총리는 4.10 총선에서 여권이 참패한 다음 날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후임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동의를 구할 수 있으면서 윤 대통령이 만족할 수 있는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후임 총리를 지명해도 국회 인준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기회에 총리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해 대통령에게 쏠린 과도한 직무를 덜어 주길 바란다. 예컨대 윤 대통령이 주재한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회의에서 “국민 1인당 왜 25만 원만 줍니까. 한 10억 원씩, 100억 원씩 줘도 되는 것 아니에요” 라고 말해 큰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전 국민 민생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채 발행을 통해 재정 적자를 충당하자는 따위의 이재명 식 포퓰리즘은 물가 급등을 초래하고 대외 신인도또한 완전히 추락하게 만든다며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비판한 배경과 관련해 그 직전 한덕수 총리의 발언이 오버랩 된다. 한 총리는 앞서 “윤석열정부 출범 당시 물려받은 경제를 봤을 때 ‘우리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문재인정부를 맹공했다. 그러면서 “전 정부가 국가 부채비율을 대폭 늘렸는데, 그대로 가면 우리 정부가 끝나는 2027년엔 부채비율이 70%에 달해 파산 수준에 이르게 된다”며 “윤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상황을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언급 이후 윤 대통령의 ‘100억 원’ 작심 발언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총리는 최근 전임 정부를 겨냥한 거친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한 총리가 윤 대통령을 대신해 악역을 자처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지지율 상승이 시급한 윤 대통령이 정쟁과 거리를 두고 민생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면, 한 총리가 야당과의 각개 전투를 맡는 현장 지휘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총리의 유임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각 부처 정책 사안에 대한 한 총리의 장악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책임총리제’를 구현하자는 여론이 작지 않다. 헌법 제87조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권을 활용해 주요 장관을 교체하는 식으로 내각을 일신하자는 취지다. 현행 대통령의 헌법적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헌법상 보장된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자는 것이다. 인사 자체가 메시지이기에 총리에게 힘을 실어 줌으로써 국정 리더십을 복원하고 흐트러진 공직 기강을 바로잡아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이므로 긍정 검토하길 바란다.

현 여소야대 정국에선 경제보다 정치 논리가 앞서고 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릴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그래서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다. 윤 정부의 내각은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데 용감해져야 한다. 정치권에 휘둘리지 말고 국익과 주권자인 국민 복리를 위해 소신껏 일하기 바란다. 개각이 국정에 새 바람이 이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는 이유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