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정부 성공 뒷받침해야 할 국민의힘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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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원내대표 선출 계기 당·정 관계 재정립 기대
2번 총선 연패… 국민 신뢰 회복 위한 쇄신 시급
황 비대위원장과 함께 재창당 수준 혁신 단행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9 00:02:02

집권 여당 국민의힘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 크고 무겁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지지를 한데 묶어 보수 정당·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틀을 바르게 세워 무한경쟁의 글로벌 시대에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제22대 총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무리한 안건 상정을 강행하고 있다. 입법 독주다. 야당의 일방적인 회의 소집과 채상병 특검 등 법률안 통과에 국민의힘은 중과부적 형국이다. 물론 대화와 타협이라는 여야 간 협치 정신을 몰각하고 국회 존재 가치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총선 패배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국민의힘은 용산 대통령실 눈치 보느라 민생 챙기는 것을 소홀히 하고, 민주당에 주요 어젠다를 빼앗기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게 당내 보편적 자성의 목소리다. 최근 두 번의 총선에서 연달아 참패한 국민의힘은 하루빨리 국민 신뢰와 사랑을 받는 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2년 뒤 지방 선거와 3년 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중차대한 시점임을 인식할 때다.

황우여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재창당 수준을 넘어선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듯 국민이 ‘됐다’ 할 때까지 일대쇄신을 단행해야 더 많은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포용적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민생과 당 혁신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국민이 요구하는 민생 정책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국민의 삶 속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가야 ‘백년 정당’이 될 수 있다.

9일엔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4선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과 3선 추경호(대구 달성)·송석준(경기 이천) 의원 간 3자 구도다. 각각 충청권·영남권·수도권 정치인이다. 이들은 모두 친윤(친윤석열)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은 옅다. 장·차관급 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번 원내대표는 할 일이 참으로 많다. 무엇보다 총선 참패로 흐트러진 당 전열을 정비하는 동시에 수직적이라고 비판받은 당·정 관계를 재정립하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에 맞서 원내 협상을 이끌어야 하는 난제도 안고 있다.

그렇다. 당·정 관계에 변화를 줘야 한다. 정부가 설익거나 소통이 부족한 정책을 제시하지 않도록 비판하고 조율 능력이 뛰어난 의원을 원내 사령탑으로 앉혀야 한다. 민심의 창구인 당은 정부가 민심과 괴리되는 정책이나 조치를 내놓을 때 이를 과감히 시정할 수 있어야만 당·정이 함께 건강해질 수 있다. 취임 이후 2년간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것은 정부의 탓도 있겠지만 여당이 민심 수렴을 소홀히 하고 당·정 관계에 실패했다는 방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는 집권 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협력과 견제의 당·정 관계로 정부의 국정 과제 수행을 뒷받침하고 여소야대의 정치 환경을 주도해 가는 합리적인 여당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국민의힘의 환골탈태가 시급하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한 팀이 되겠다고 대(對)국민 약속을 천명하길 당부한다.

국민이 염증을 내는 정치권의 구태와 결별하는 일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국민에게 내놓는 밥상을 ‘업그레이드’ 해야 할 것이다. 한국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가 살아나야 한다. 이는 세상을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자양분이다. 황우여 비대위원장과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들이 중심이 된 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고 수렴해야만 국민 마음을 돌릴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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