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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원래 설계와 다른 유리가 대거 설치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시공사 GS건설은 하청 업체의 비위를 몰랐으나 전량 정품 유리로 교체하기로 했다.
29일 입주자대표회의와 건설 업계와 입주자 모임에 따르면 GS건설이 재건축사업으로 2021년 준공한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한국표준(KS) 마크를 도용한 중국산 유리가 사용됐다.
해당 중국산 유리는 일부 세대 난간을 비롯해 연회장·스카이라운지·옥상 등 입주민의 휴식·문화 공간에 설치됐다. 일정한 하중과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강화유리가 설치돼야 할 곳에 성능이 미확인된 제품이 적용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유리 납품 입찰에서 탈락한 경쟁 업체가 낙찰 업체를 의심하고 추적해 증거를 확보한 뒤 경찰에 고발함으로써 적발됐다. 시공사에 중국산 위조 유리를 납품한 T사와 이를 수입한 H사는 수사당국으로부터 벌금 처분을 받았다.
GS건설이 자체 조사한 결과 T사는 납품일 등을 맞추려고 B사를 통해 중국산 유리 2500장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KS 마크를 위조해 부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A사는 이렇게 위조한 유리를 정품 유리 1500장과 섞어서 납품했다.
GS건설은 시공사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이미 설치된 유리들을 모두 정품으로 다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품질관리 절차를 준수해 시공 전 접합유리의 시험성적서 등을 확인했으나 KS 마크가 위조됐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관련 자재에 대한 성능을 조속히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도 T사 관련자들을 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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