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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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과 최만리 등을 비롯한 여러 유학자가 논쟁을 하고 있다. 선비들은 훈민정음이 새로운 글자라고 우겼고, 세종은 새로운 글자가 아니고 예전부터 내려오던 글자라고 주장했다. 그중에 “옛 글자를 모방하였다”는 말을 놓고 후세에도 논란이 많다. 도대체 이 ‘옛글자’가 무엇인가 하는 말이다. 흔히 가림토문자라고 하는 말이 많이 나오는 이유다.
‘훈민정음 반대 상소문’에 ‘언문(諺文)’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사실 이 말은 세종대왕이나 최만리가 공히 사용하던 말이다. 그러니까 언문이라는 단어가 ‘훈민정음’을 낮추어 표현하는 말이 아니라는 말이다. 낮추어 표현하는 것이었다면 감히 집현전 부제학이 어찌 임금이 만든 글을 ‘언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언문은 원래 ‘백성의 입장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글’이란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편찬한 학자들이 “한글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라고 사전에 등재해 놓은 이후로 오해가 생겼다. 세종이 언문에 대해 언급한 것을 보자. “너희들의 말이 너무 지나치다. (중략) 내가 늙어서 서무를 세자에게 맡겼으니… 하물며 언문이겠느냐?” 세종이 스스로 언문이라 한 것은 그것이 결코 낮추어 부르는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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