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황교익 씨 경기관광공사 사장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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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정치 생명 끊겠다” 발언 襟度 넘어
전문성도 공정도 상실한 보은성 인사일 뿐
자진사퇴 하거나 李지사가 내정 철회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20 00:02:01

만사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따라 존망(存亡)이 갈린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자리일수록 심사숙고 후 사람을 잘 써야 한다. 정계와 행정부 주요 보직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도자의 리더십 발휘의 첫 출발은 사람쓰기다. 그래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사람쓰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음식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거친 입’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친분이 있는 황 씨가 임기 3년의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돼 전문성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까지 이를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초 발단은 이낙연 캠프에서 황 씨에 대해 주로 맛집 관련 업무를 해왔음을 환기, 경기도 관광은 평화관광이 제1의 핵심적인 목표임에 비춰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황 씨가 일본 음식에 대해선 높이 평가한 반면 한국 음식은 아류라는 식의 멘트를 적잖게 했다며 도쿄나 오사카관광공사에 맞다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이에 황 씨는 자신에게 ‘친일 프레임’을 걸어 공격한 이낙연 캠프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이 전 대표의 과거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서 페이스북에 올릴 예정이라며 “경기도의회 청문회(30일)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금도(襟度)에 벗어난 발언으로 대웅했다.

초기 여론은 이 전 대표 캠프가 황 씨에 대해 명확한 근거 없이 친일 프레임을 씌운 건 명예훼손이고 네거티브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우세했다. 하지만 황 씨가 반박하며 행한 막말 대응은 민주당 전체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여긴다.

관건은 수습의 향배다.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여론 악화는 이 지사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점을 잘 헤아려야 한다”며 이 지사에게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번 내정을 보은 차원의 밀실인사이자 공정을 주장하던 이 지사의 인사과정이 정의롭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 전 총리의 말이 아니라도 황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은 적절치 않다. 누가 봐도 보은인사다. 이 지사와 친분을 쌓아온 황 씨는 차마 입에 담기에도 민망한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두고 ‘이해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빈민의 삶으로 그 주변에 욕하고 거칠게 사는 사람들이 많고 거친 삶 그런 환경 속에서 살게 되면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집어넣게 돼 있다”고 이 지사를 옹호했다. 대중의 이해를 받지 못할 설득력 없는 ‘해바라기성’ 대변이라는 지탄을 받는 이유다.

전문성도 의심받고 있다. 예컨대 황 씨는 근래 떡볶이를 정크 푸드라며 ‘학교 앞 금지식품’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황 씨는 불과 한 달 전 이 지사와 추억의 식품이라며 떡볶이 먹방을 선보였다.

문제는 이재명 지사다.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을 옹호하는 인물을 채용하려고 정관까지 바꾼 게 아니냐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사장직을 공개 모집하면서 예년과 달리 ‘관련분야 경력’을 응모자격에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씨를 염두에 둔 ‘위인설법’이라는 비판을 받는 배경이다. 경기관광공사는 특수성을 가진 공공기관으로 전문성이 우선돼야 하는 곳이다. ‘맛집 소개’가 관광을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을 터이다. 황 씨가 거친 입을 닫고 자진사퇴하거나, 이 지사가 내정을 철회하는 게 온당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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