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 차단정책 반대’…서울역 광장서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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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찬우박’ 주최…‘https 차단은 인터넷 검열의 시작’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2-17 16:39:18

정부의 음란사이트 등 불법 유해사이트 차단 정책 도입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 장소에 모인 청년들은 제각기 목소리를 내며 일명 ‘https 차단정책’에 대한 반대의사를 전했다. 유해사이트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정부가 인터넷검열 등을 실시할 수 있다는 이유 아래서다.

17일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저녁 6시 서울역 광장에서 ‘https 차단정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저녁 8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유튜브 등에서 ‘찬우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박찬우(31·남)씨가 주최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피켓과 촛불 등을 들고 정부의 https 차단정책에 대한 반대의사를 전했다. 피켓에는 ‘인터넷검열은 명백한 위헌이다’, ‘바바리맨 잡자고 바바리 못 입게 하지 마라’, ‘https 차단·검열은 헌법의 기본권 침해’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주최자인 박 씨에 의하면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약 3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자유발언 시간을 통해 개개인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집회 장소에선 참가자들에게 촛불과 핫팩 등이 무료로 제공됐다. 박 씨가 사비를 들여 준비한 것들이다. 집회 관련 물품을 나눠주고 있던 대학생 서진석(21·남·가명) 씨는 “전날 공지를 보고 집회에 참여하게 됐으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자원해서 참여자들에게 물품을 나눠주고 있다”며 “불법 유해사이트를 막고 리벤지 포르노 등의 유통을 막는다는 점엔 공감하고 반드시 필요할 일이지만 그러한 이유를 명목으로 개인의 인터넷 사용에 정부가 관여하는 정책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https 차단정책에 실효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며 관련 단체들도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나중에 정말 필요한 사이트를 못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번 집회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방통위)가 지난 11일 불법·유해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해 실시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보안접속으로 통하는 https 차단 기능을 강화해 논란이 일었다. 불법사이트 차단을 명목으로 인터넷 검열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어난 것이다. 방통위가 차단 기능을 고도화한 직후에 우회접속 방법 등이 쏟아져 나와 실효성에 지적이 뒤따르기도 했다.

집회를 주최한 박 씨는 “이번 집회는 야동(야한동영상)을 못 보게 됐다는 이유로 벌인 게 아니라 개인의 정보 침해를 막기 위해 실시된 것이고 이를 왜곡되게 바라보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며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https 차단 정책 반대 청원에 참여자가 20만명이 넘은 만큼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고 정부가 어떤 반응과 답변을 내놓는지에 따라 집회를 다시 여는 등 향후 활동 방향을 설정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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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