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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기후리스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재물보험사 FM은 16일 발표한 기후 리스크 보고서에서 전 세계 산업·제조·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올해 5월 설문에서 리스크 의사결정자의 95%가 자사 운영의 극한 기후 리스크를 ‘전부 또는 대부분’ 인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를 현장에서 체감해온 보험 중개인들이 같은 수준으로 동의한 비율은 67%에 그쳐 인지와 대응 사이의 간극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2%는 최근 3년 내 극한 기후로 ‘심각한 사업 중단’을 겪었다고 밝혀, 리스크가 이미 손실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후 시스템 변화로 기존 노출 추정치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비율은 78%였다. 기업들이 운영하는 핵심 국가의 강풍·홍수 노출을 자체 추정해 FM 회복탄력성 지수와 대조한 결과, 약 75%가 실제 노출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보장 범위에 대한 한계 인식도 분명했다. 리스크 의사결정자들은 극한 기후로 인한 예상 손실 중 평균 ‘절반’만 보험으로 보상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44%는 보험료가 높아 광범위한 보장 확보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요컨대, ‘보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현실 인식이 통계로 확인됐다.
FM은 ‘설계·조달·운영’ 전 생애주기에 걸친 엔지니어링 접목을 최우선 처방으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신축 부지의 설계·건설 단계에서 리스크 엔지니어링을 “충분히 반영한다”고 답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중개인들은 사후 점검·개선보다 신축 단계의 선제 설계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FM은 부지 선정, 설계 검토, 설비 취약점 보강, 비상 대응 계획까지 포괄하는 ‘전 과정 관리’가 회복탄력성 격차를 줄이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길이라고 권고했다.
수치상 근거도 제시됐다. 2024년 한 해 FM이 고객과 함께 완료한 리스크 개선 조치는 4만6245건이며 그 결과 손실 추산액이 미화 1조500억달러 규모로 감소했다. 기업 입장에선 회복탄력성 투자가 보험료 절감과 리스크 추가 완화에의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공급망의 취약 고리 점검, 고위험 설비의 내구성 강화, 침수·정전·화재 등 다중 리스크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 정비, 현장 훈련과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금번 조사는 연 매출 2억5000만 달러 이상 글로벌 기업의 리스크 의사결정자 800명과 보험 중개인 15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FM은 “기후 리스크는 재무제표의 손익 변동뿐 아니라 사업 연속성과 평판, 지역사회 안전까지 동시에 흔드는 복합 위험”이라며 “보험 구매를 넘어 현장 엔지니어링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인지·대응’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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