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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가 없는 가상화폐가 과연 화폐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했으나 사람들은 ‘코인 떡상’을 노리고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상화폐의 실제 가치와 위험성을 이긴 것은 가상화폐를 통한 인생 역전의 기대감이었다. 신사임당이 그려진 주황색 종이가 실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국가 화폐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듯이 가상화폐의 가치 역시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사들이면서 인정받았다.
다른 말로 하면 한국 주식을 사서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는 사람보다 가상화폐를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투입했다는 이야기고 결국 국장의 신뢰성 문제를 논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와중에 24일 코스피가 장중 3100을 돌파했다. 25일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해도 주식 시장이 달아오른 것은 확실하다. 정부의 인사 발표 이후 테마주들이 뜬 것도 여기에 한몫했지만 그걸 떠나 주식 시장 전체에 활기가 돌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박스피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를 비웃듯 상승 중이다.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상법 개정안이다. 정부와 의회 다수당이 상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법 개정안을 두고 부작용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상법이 개정되면 주식이 오른다는 것 정도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이전까지 꿈의 숫자로 여겨지던 숫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 효과가 있다면 상법 개정안이 통과돼 작동하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까지 오를지 가늠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코스피 5000 특위’까지 출범시키며 개인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외국인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신뢰의 기반을 만들겠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끝내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국내 개인투자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장에 유입되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국장을 탈출하던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를 외치며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한 대표적인 우려가 기업의 경영권 방어다. 그동안은 오너의 경영권을 확실하게 보장하면 기업 경영에 집중할 수 있고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 창출 등으로 경제가 살아나 사람들도 잘살 수 있다는 논리가 통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인들에게 자유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지금의 주가 상승은 사람들이 기업을 자유롭게 풀어 주는 것보다 족쇄를 채울 때 내가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단체들이 상법 개정안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외치지만 발목만 잡지 말고 손목까지 잡는다면 주식이 얼마나 오를지에 대해 계산기가 돌아가는 세상이다.
이대로 주가가 오른다면 상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하던 사람들도 내가 산 주식이 오르고 내 계좌에 돈이 들어온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언제나 가장 확실한 것은 내 손에 있는 현찰이다.
상법 개정은 어느새 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됐다. 이제 기업들은 상법 개정안 반대를 외치는 것보다는 변화된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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