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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앙은행(SBV)이 IBK기업은행(중소기업은행, 이하 기은)의 현지법인과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은)의 지점 인가 검토를 시작했다.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SBV는 지난 5월 30일 기은이 제출한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신청서에 대한 접수증(CL, Confirmation Letter)을 발급했다. 기은이 2017년 7월 처음 인가를 신청한 지 약 8년 만이다. 앞서 5월 7일에는 산은의 하노이지점 설치 신청서에 대한 접수증이 약 6년 만에 발급됐다.
SBV 접수증은 인가 심사에 필요한 서류가 공식적으로 접수됐음을 대외적으로 확인하는 문서다. 이번 접수증 발급으로 두 은행의 예비 인가와 본 인가 절차가 공식적으로 개시됐다.
기은은 현재 베트남에서 하노이와 호치민에 각각 1개씩 2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번 인가절차가 완료되면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기존 지점은 법인 산하로 귀속시킬 예정이다. 또한 산은의 경우 현재 베트남에 사무소만 운영하고 있어 이번 인가를 통해 처음으로 정식 영업지점(하노이지점) 설립에 나서게 된다.
SBV는 외국계 은행 신규 인가를 지난 2017년 9월 싱가포르 UOB은행 이후 발급하지 않았고, 외은지점 인가도 2021년 1월 태국 카시콘은행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은과 산은에 대한 인가 절차 개시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외교와 두 은행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베트남 내 한국계 은행 법인은 신한베트남은행(신한은행), 우리베트남은행(우리은행) 두 곳이 운영 중이다. 기은이 법인 설립을 완료하면 한국계 은행 법인은 3개로 늘어난다. 기은의 현지법인이 인가될 경우 말레이시아와 함께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법인 최다 설립국이 된다.
또 외국계 은행 지점 기준으로 기은의 기존 지점이 법인으로 전환되면서 외은지점 수가 2곳 줄고, 산은의 신규 지점이 추가된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외은지점은 9곳에서 8곳으로 줄지만 대만 11곳에 이어 외국계은행으로 베트남에 2번째 많은 지점을 보유한 국가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한편 베트남에는 약 1만개 이상의 한국계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은 베트남의 교역 3위,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 투자국이다. 베트남 기획투자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한국의 누적 FDI는 925억달러로 전체 18%를 차지하고 있다.
기은과 산은은 각각 중소기업 금융과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금융을 중심으로 현지 진출 한국계 기업과 베트남 내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은은 “중소기업 시설·운영자금 지원을 중심으로, 산은은 인프라 프로젝트금융을 중심으로 양국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 인가 절차개시는 양국 간 고위급 외교와 금융당국 협의를 통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과 2023년 두 차례 한-베 정상회담을 비롯해 금융위원장 명의 서한 발송, 금융당국 및 고위급 면담 등이 이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산은·기은과 SBV 간 고위급 협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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