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장과통합’ 해체 후폭풍… 선거철 ‘폴리페서’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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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다툼 무대 전락” 이재명 자문 모임 ‘성장과통합’ 내분 논란
“학계·정치 경계 무너지며 ‘실력’보다 네트워킹 우대 받는 학계”
20·30청년·전문가 “관직, 전문성·공정경쟁 시스템으로 획득해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9 14:23:03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유종일·허민 상임 공동대표가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 유종일·허민 상임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정책자문그룹 ‘성장과통합’이 출범 일주일 만에 해체 위기에 몰리면서 한국 사회에서 만연한 ‘폴리페서’ 논란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학문과 정치 사이에서 본질적인 균형을 잃고, 정치적 입지를 위해 연구와 교육을 저버리는 이들에 대해 청년들은 “공정 경쟁에 의한 관직 진출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29일 스카이데일리에 연태웅 청년정책포럼Maker 대표는 이같이 밝히며 “정치권과 학계는 최대한 분리돼야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맞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며 “학계야말로 정말 순수하게 합리성을 따지며 학문하는 단체인데, 권력 계층에 아부하는 논리를 만들게 될 때 정치집단이나 다름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수들 스스로 이 같은 정치권 진출을 피해야 한다며”며 “현재에도 학계에서는 ‘실력’보다 ‘정치’가 학자에게 필요한 능력이 된 것도 교수들이 정치권과 정치에 줄을 댔고 공정과 실력으로 대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교수의 정치참여 방식에 대해 “미국처럼 로비 시스템을 합법화하고, 교수들이 정치에 공정과 실력으로 참여하고 정당한 대가와 보상을 받게 하는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500여 명의 각계 전문가가 34개 분과위원회에 참가한 ‘성장과통합’은 지난 16일 출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선 공약 작업을 지원하는 정책 자문 그룹으로 광주·전남인사가 다수 참여했다. 상임 공동대표로는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허민 전남대 교수가 맡았으며 정치인 참여는 배제하는 등 전문가 중심의 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출범 직후부터 ‘이재명의 싱크탱크’라는 이미지와 언론 노출이 과도해 내부와 당내 혼란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 출범 일주일만인 지난 24일 선거운동 시비와 선대본부 혼란 우려로 23일 전원 합의로 해체했음을 알렸다.

정치권 잡음은 끝이 없다. ‘성장과통합’ 해체론의 배경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내부에서도 차기 정부 요직을 노리는 인사들의 자리다툼과 선거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정책의 일관성과 전문성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는 두뇌집단이 본연의 역할인 심도 있는 정책 분석과 국민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정치 쇼’로 변질되는 문제를 부각했다.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국단위 정책 전문가집단 에서 유종일(전 KDI국책정책대학원 원장) 공동상임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진원 경희대 교수는 “욕망의 바다에 흔들려 아무나 줄 서서 자리를 차지하려는 출세 욕망은 현대적 직업 윤리와 맞지 않는다”며 “진정한 소신과 신념 없이 권력과 명예만 좇는 행태는 헛된 것으로 학문과 정치 모두에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문과 정치의 건강한 상호작용을 저해하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김병준 자유와정의를실천하는교수모임(자교모) 공동대표는 “중국식 문화전쟁의 중심에는 학자들의 중앙정치 진출이 있다”며 “학계에서 특정 인사들이 학연과 인맥을 통해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은 올바른 경쟁을 저해하고, 정치권을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왜곡시킨다”고 우려했다.

청년들 또한 폴리페서 문화에 비판적 의견을 내놨다. 이상운 자유동맹네트워크(LAN) 대표는 선거철 교수들의 정치권 줄서기가 불공정한 관직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대선 후보들은 학계에서 인재를 물색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교수들과 일정한 라인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과거 정부부터 유명 대학 교수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권에 접촉하며 관계를 시도하는 사례는 수 많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국 정치가 특정 교수들의 정책 기조와 방향 설정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는데, 정책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과 학문과 정치의 균형과 윤리에 대한 고민도 발생하는 만큼 공정과 실력으로 인선이 이뤄지는 절차적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양대 졸업생 A씨는 “한 정권에서 장관을 하고 온 교수가 학생들에게 전직 장관 직함으로 늘 호의적 평가를 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실제 강의 실력은 다른 교수에 한참 못 미쳤지만, 장관직을 역임하는 게 교수 생활에 이점이 커서 부나방처럼 선거철마다 정치권에 다가서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재학생 B씨는 “외국에서 학자는 정치와 학문적 중립을 지키고 연구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문성이 필요할 경우에만 정치권에 진출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정치의 수단으로 교수의 직함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보여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초청돼 등용되는 것은 국가 발전에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단순한 정치적 줄서기로 그치는 경우, 이는 학자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언급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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