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청년들은 ‘2030 죽이기’에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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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욱 수습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8 00:02:30

무엇이든 한계를 넘겨 꾹꾹 눌러 담으면 터진다. 눌렸던 기간이 오랠수록, 눌러 담긴 양이 많을수록 더욱 크고 광범위하게 터진다. 지금의 2030 세대가 그렇다.

젊은이들이 아스팔트로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YOON AGAIN’을 외치는 집회가 매주 열리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한 대학생들이 모인 ‘자유대학’은 22일 “반국가세력 척결에 앞장설 것”이라며 창당을 선언했다.

청년들은 2024년 12월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처음 가결됐을 때부터 거리에 나왔다.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반국가 세력의 손아귀 아래 놓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깨달았고, 탄핵은 부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자도 그중 한 명이었다. 스카이데일리에 입사하기 전인 2월 말까지 탄핵 반대·반국가 세력 척결·부정선거 검증을 촉구하는 다수의 집회에 참여했다. 본가인 부산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의 부산역 집회는 물론, 광주에서 열린 집회까지 다녀왔다. 서울을 여러 차례 오가며 한남동 관저에서 사람들과 팔짱을 끼고 체포조에 맞섰다.

윤 전 대통령 구속 이후에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은 부당하다고 외쳤다. ‘CCP(중국 공산당) OUT’과 ‘부정선거 검증’을 외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기자의 또래가 많았고, 우리 모두는 10여 년 전부터 진행돼 온 ‘2030 세대 죽이기’의 억압으로 인해 폭발하고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때 기자는 만 20세였고, 정치에 대해 잘 몰랐다. 탄핵에 무작정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잘못했으니 그랬겠지’라는 마음으로 방관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을 때도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정권은 원래 바뀌니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게 생각보다 민감하게 피부로 느껴졌다. 남자와 여자가 싸우기 시작했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페미니즘에 힘을 실어 줬다. 모 논객은 2030세대 남성들을 향해 “너희는 쓰레기야”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를 욕했다. 결혼은 기피됐다. 2017년 1.05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까지 떨어졌다. 이대로 가면 두 세대만 지나도 인구 85%가 없어진단다.

그런데 당시 여당의 남성 인사들 관련한 성범죄 사건이 여러 차례 터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부하 여성 직원에 대한 성추문으로 정계를 떠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여성 비서에게 성폭력을 지속했음이 드러나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얼마 전 광주에서는 탄핵 찬성 집회 측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겉옷을 벗겨 놓은 딥페이크 영상을 송출하기도 했다. 우리는 여기서 모순을 느꼈다. 그들이 보이는 행보가 맞는지 의문을 품었고, 다시금 화합할 때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상황을 이렇게 만든 이들에 대한 분노가 쌓였다.

부모와 자녀가 싸우기 시작했다. 우리는 ‘틀딱(틀니 딱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우리의 부모를 조롱했다. 부모 세대는 자식들이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꾸짖었다. 여기서 시작된 갈등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일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2017년 3%대였던 실업률은 2021년 코로나19와 맞물려 5%를 넘으며 방점을 찍었다.

이 또한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 특히 비상계엄 이후 나라를 위한 부모 세대의 희생을 알게 되었다. 효심(孝心)이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상황을 이렇게 만든 이들에 대한 분노가 쌓였다.

그리고 이번 탄핵 정국에서 그동안 쌓였던 분노가 폭발했다. 그들은 멈출 줄 모르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켰다. 외세와 결탁해 나라를 뒤집어 놨다. 국민 절반이 탄핵은 부당하다고 외쳤으나 사법 카르텔은 자기들 뜻대로 진행했다. 국민 절반이 부정선거 검증을 요구했으나 극우 음모론자로 치부되었다.

민주당이 5년 넘게 청년들을 땅바닥에 짓밟아 왔음에도 우리는 ‘괜찮아지겠지’라며 참아 왔다. 그러나 거대 권력을 이용해 반영구적으로 집권하려 하는 것을 보고, 겪어 왔던 부당함이 영원히 반복되리라는 것을 직감한 우리는 결국 폭발했다.

분노의 화살은 현 야당 세력만을 겨냥하지 않았다. 민주당에 동조해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한 미디어, 그리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자칭 우파 정당에게도 향했다. 젊은 세대는 현 여당을 ‘민주당 2중대’라고 부른다. 자유대학은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국민의힘은 불의의 공세에 맞서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YOON AGAIN’은 단순히 ‘윤석열 복귀’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반국가 세력에 의해 뒤집어진 나라를 다시 되돌려 놓겠다는,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주역들의 외침이다. 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청년들의 단결이다.

그들의 계획이 어떻든 우리는 쉽게 대한민국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고,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모든 것은 반드시 옳게 돌아간다. 청년들은 반드시 옳게 만들 것이다.

이태욱 수습기자 t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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