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학회 “적격비용, 소비자 후생 저하… 제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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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격비용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카드사 모집비용·판관비·마케팅 축소
상반기 단종된 신용카드 282개, 체크카드 91개로 작년 전체 규모 80%
수익 감소하자 카드론 등 대출 늘려… “신판 확대해 민간소비 촉진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1 16:42:46

▲ 서지용(사진 왼쪽 다섯 번째)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코카스 컨퍼런스(KOCAS Conference) 2024’에서 적격비용 제도와 카드사 경영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신용카드학회

적격비용 제도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이 소비자 부가 혜택을 저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카드사들이 ‘혜자카드’ 단종, 마케팅 비용 축소 등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다. 민간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격비용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교수)은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코카스 컨퍼런스(KOCAS Conference) 2024’에서 적격비용 제도와 카드사 경영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지용 학회장은 “적격비용 제도는 포인트·할인·무이자할부·혜자카드 단종 등 카드 부가혜택 축소와 연관된다”며 “올해 상반기 단종된 신용카드 282개, 체크카드는 91개로 지난해 전체 규모의 81%이고 최근까지 6개월 이상 무이자할부거래가 대폭 축소됐다”고 강조했다.

적격비용이란 가맹점이 합당하게 부담하는 비용으로 자금조달비용·위험관리비용·VAN 수수료 등 결제소요 비용을 고려한 수수료 원가를 뜻한다. 적격비용에 마진율을 더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산정한다. 정부는 2012년부터 3년 주기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개편 인하해 오고 있다.

서 학회장은 적격비용 제도가 가맹점 수익 감소를 일으켜 카드사 비용지출 및 자산운용 전략에 영향을 미친다고 꼬집었다. 2012년 우대가맹점(전체 가맹점의 68%)에 0.8~1.3%를 적용하던 가맹점 수수료율은 2015년 0.8~1.3%로 인하한 뒤 2018년 0.8~2.06%를 거쳐 2021년부터 0.5~1.5%로 대폭 내려갔다. 우대가맹점 비중은 현재 전체 가맹점 96%에 달한다.

서 학회장은 “3년 주기별로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등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수수료율이 인하되고 있고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인 영세·중소가맹점 비중이 늘어나 96% 수준이다”며 “카드 결제가 늘어나도 신용판매 사업을 통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줄어드는 양상이다”고 말했다.

적격비용으로 줄어든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회원 모집, VAN 수수료 등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짚었다. 카드이용대금에서 결제비용을 나눈 결제 비용률은 2018년 1.60%에서 2021년 3분기 1.45%로 하락했다.

회원 유치 및 관리의 기반이 되는 마케팅 비용도 부가서비스(포인트·할인)·광고선전비 중심으로 절감했다. 특히 광고선전비는 작년 말 기준 24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다. 서 학회장은 “회원 신규 유치 및 이탈 방지에도 마케팅 비용 절감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고도 짚었다. 2022년 1분기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 매출별로 0.1~0.3%p 낮췄을 때 카드사는 일반관리비 등 경비 절감에 나섰다. 총자산경비율은 2022년 3분기 4.06%에서 3.33%로, 수지비율은 90.29%에서 84.52%로 급락했다.

실증분석도 제시했다. 서 학회장이 카드사의 적격비용(더미변수)과 카드사 비용·자산구성 요인과 관련성을 패널데이터로 실증분석한 결과, 적격비용 제도는 통계적 유의수준으로 모집비용·판관비·마케팅비 인하를 초래했다. 자산과 관련해서는 카드자산 비중을 줄이고 유가증권·대출채권 비중을 늘렸다. 카드자산 중에서는 일시불·할부거래비중이 줄고 카드론 비중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