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법 개정”… 野, 개정안 잇따라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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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1심 집유 李 “선거법 개정 불가피”
野서 허위사실 공표죄 삭제 등 개정안 발의
與 “전대미문 일을 꿈꾸는 건 아닌지 의문”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1 13:37:07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 달기’ 행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1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피선거권 박탈형이 선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개정을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민주당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되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 판결을 바꿔보겠다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1월14·15일에 굉장히 기묘한 법률안이 민주당에서 발의됐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구체적으로 “14일에는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죄를 아예 삭제하는 내용의 믿어지지 않는 법안이 박희승 민주당 의원 등으로부터 발의됐다”며 “민주당은 (이 대표 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 당일인 15일에는 공직선거법상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선고 형량) 100만 원을 1000만 원으로 바꾸겠다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14일 발의 개정안이) 법률이 되면 징역형 집행유예가 난 이 대표의 허위사실 유포죄는 아예 면소 판결로 사라지게 된다”며 “(15일 발의 개정안은)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을 막아보겠다는 아부성 법률”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해당 법안들의 시행 시기가 법 공포 후 3개월 이후라며 “3개월 내에는 아무리 (재판) 강행 규정을 지킨다고 해도 (이 대표의 최종)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는다. 이 대표 판결 결과를 민주당이 ‘국회의 힘’으로 바꿔보겠다는 발상”이라고 규탄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입법권 남용”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민주당 입장에서야 법안이 통과되면 최선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개정 논의만 있어도 법원에서는 이를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하는 경우가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이 대표를 위한 꼼수 법안이다.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야당 대표 죄를 없애거나 형을 낮추기 위해 법 개정을 하는 건 명백한 입법권 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운동 자유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 축사에서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며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우리 국민 의식과 사회적 틀이 잡혀있는 만큼 투명성을 강화하고 불법은 막는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14일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없애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15일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선거법상 피선거권 박탈 기준을 벌금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리는 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대표와 박희승·조승래 의원은 선거법 개정 주장·발의가 이 대표 재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21일 SBS라디오에서 ‘선거법 개정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이 대표 선거법 선고 1심과 맞물렸을 뿐 위인설법(爲人設法·특정인을 위한 법안 마련)은 아니란 뜻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명백한 ‘이재명 방탄 법안’이라는 입장이다. 송영훈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피선거권이 10년 간 제한되는 무거운 형을 선고받고 앞으로도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이 대표가 위인설법으로 법을 뜯어고치겠다는 것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며 “정치 권력을 동원한 법원 겁박도 실패로 돌아갈 것 같으니 아예 입법 권력을 통해 ‘나를 처벌하려는 법을 없애겠다’는 전대미문 일을 꿈꾸는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