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한목소리 “상법 개정 ‘핀셋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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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
“경제 상황 엄중… 상법 개정안 통과 시 기업 경쟁력 훼손 우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1 11:01:09

▲ 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진행된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 발표에서 참석자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삼성·SK 등 주요 대기업 사장들과 경제계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내수 부진 장기화·주력 업종 경쟁력 악화 등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경영 부담을 키우는 입법이라는 비판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1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삼성·SK·현대·LG 등 주요 기업 사장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내수는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구조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버텨주던 수출마저 주력 업종 경쟁력 약화됐으며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환경도 악화되면서 앞으로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은 국회에 대해 규제의 입법보다 경제살리기를 위한 법안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최근 논의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 경영 전반에 부담이 되는 만큼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들은 소송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 증시의 밸류다운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성명 발표 이후 질의응답을 통해 김 부회장은 “환부에 종기가 생겼다고 예를 들면, 환부에 대해서만 치료하는 것이 맞지 팔다리 전체에 칼을 대지는 않는다”고 상법 개정안에 대해 비유했다.

그는 “기업의 경영 합리화를 위한 사업 재편 과정에서 물적분할이나 합병과 같은 소수 주주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있을 경우는 ‘핀셋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 부진 문제를 이사 충실 의무 확대 등을 포함한 상법 개정으로 패키지화하는 것이 아니라 세부 항목들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경제 8단체가 9·10월에도 두 차례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법 개정이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16대그룹 사장단이 모여 호소문을 낭독하게 됐다”며 “정말 상법 개정에 그동안 지배구조와 관련된 사안이 없었기 때문에 증시가 이렇게 트럼프 랠리조차도 비켜갈 정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