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높은 가계부채 수준 韓금융 최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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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전문가 78명 대상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 발표
가계부채 수준 61.5%로 1위… 美 대선 후 정책 변화도 뒤이어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1 12:00:00

▲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와 관련해 대내적으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를, 대외적으로는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를 선정했다. 5일 남산에서 한 시민이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상환 부담 증가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최대 리스크 요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와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 등 대외 요인이 우리나라 금융에 위협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와 관련해 대내적으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를 대외적으로는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를 선정했다.

한은이 10월29일부터 11월8일까지 국내외 금융기관·연구소·대학·해외 투자은행(IB) 등에 속한 금융·경제전문가 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8명이 응답한 결과다. 응답자들은 5개의 리스크 요인을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했다.

단순 응답 빈도수 기준을 보면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가 61.5%로 가장 높았다.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도 56.4%로 절반 이상의 선택을 받았다. 다음으로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국내 경기 부진’(51.3%)·‘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39.7%) 등이 뒤를 이었다.

1순위 응답 빈도수로는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26.9%)·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20.5%)·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9.0%)·자영업자 부실 확대(7.7%) 등의 순으로 높았다.

응답자들은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국내 경기 부진·자영업자 부실 확대는 단기(1년 이내)에 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중기(1~3년)적으로는 가계부채·인구구조 변화·자국우선주의 정책 등과 관련된 리스크가 위험하다고 봤다.

특히 인구구조변화·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과 발생 가능성 모두 상대적으로 높은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경기 부진·자영업자 부실 확대는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는 금융시스템이 미칠 영향력이 크지만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작년 하반기 서베이 결과와 비교하면 가계부채 리스크는 작년에 이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계부채를 제외한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 등 상위 5개 요인은 신규 리스크였다. 그만큼 상황인식이 변했다는 의미다. 대외 요인이 향후 금융시스템의 취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미국의 정책 변화 및 자국우선주의 확산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