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호실적 속 롯데카드 나홀로 ‘추락’… 낮은 신용도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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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순이익 1025억 원… 전업 카드사 최하위로 추락
대주주 사모펀드… 자금 조달 비용 비교적 커 손실 급증
여전채 금리 상승·당국의 카드론 규제… 실적 회복 ‘먹구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1 10:47:00

▲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25억 원으로 전년 동기(3664억 원) 대비 72% 줄어들었다. 전업 카드사 8곳 중 가장 작은 규모다.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 전경. 연합뉴스

롯데카드의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순이익이 1년 전보다 2600억 원 이상 줄어들면서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찍었다. 카드사 대부분이 높은 실적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타사 대비 신용등급이 낮아 카드론 자금 조달 과정에서 더 큰 비용을 치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당국의 카드론 영업 규제로 수익성 확보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예상된다.

스카이데일리가 21일 롯데카드 분기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롯데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664억 원) 대비 72% 줄어든 규모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000억 원대 언저리를 기록한 것은 2020년(812억 원) 이후 4년 만이다.

호실적을 거둔 타사와 대조적이다. 롯데카드를 뺀 카드사 7곳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2조1498억 원으로 1년 전(1조7160억 원)보다 25.3% 늘었다. 손익 증가율도 비씨카드(85.8%)·하나카드(44.8%)·KB국민카드(34%)·삼성카드(23.6%)·우리카드(19.4%) 등 대부분 두 자릿수였다.

규모로도 중소형사인 우리카드(1410억 원)·하나카드(1844억 원)·비씨카드(1292억 원)에 밀리면서 업계 최하위로 추락했다. 작년 상반기 로카모빌리티 등의 일회성 처분이익(1988억 원)에 따른 기저효과지만 이를 제외한다고 해도 167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8.8% 쪼그라들었다.

실적 악화는 자금조달 비용이 불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의 금융비용은 5457억 원으로 1년 전(4250억 원)보다 28.4% 증가했다. 카드사는 은행 등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을 통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수익성에 직결되는 셈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이 타사 대비 낮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로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AA+) 및 우리·하나(AA) 중 가장 낮았다. 특히 대주주가 사모펀드인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신용등급은 대주주 지원 여력을 고려해 산정되는데 롯데카드의 대주주는 MBK파트너스다. 대기업 또는 금융지주를 등에 업은 타 카드사와 다르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올해 들어 1조2030억 원의 원화·외화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연 3.92%의 이자율을 썼다. 작년 연 3.40%보다 0.52%p 올라갔다. 금리 수준도 신한(2.42%)·우리(2.57%)·KB국민(2.65%)·현대(2.82%)·삼성(2.91%)·하나(2.95%) 등 타사를 크게 웃돌았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와 금융사업의 견고한 성장세로 자산이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했지만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로 손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에서 쉽게 벗어날지는 의문이다. 자금 조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채 금리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19일 기준 3.473%로 10월 초(3.393%) 대비 약 1%p 올라갔다. 3.3%대 수준인 여전채 AA+ 및 AA와 차이가 크다. 롯데카드 신용등급이 낮아 자금 조달 시 금융비용을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익의 버팀목이던 카드론 영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점도 악재다. 금융감독원은 9월 말 카드론을 급격히 늘린 롯데카드 등 카드사 3곳에 위험 관리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당국이 가계부채 축소에 나서는 만큼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3분기 롯데카드의 카드론 이자수익은 4914억 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27.7%를 차지한다. 현금서비스를 더하면 33%가 넘는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디지로카 전략(디지털 기업으로 전환)을 중심으로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 발굴을 통해 이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