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정책 변화에 촉각… K바이오 낙관과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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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든 수입품에 10% 부과 공약
현재 美 수출 대다수 의약품 면세 적용
삼성·셀트리온·휴온스·녹십자 등 美수출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0 13:37:14

▲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꿈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후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관세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조업 르네상스를 꿈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에 국내 산업계가 관세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에 대해 현재 무(無)관세를 적용받는 제약바이오업계는 관세 이슈에 담담한 편이지만 의약품 역시 관세 증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공존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약으로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보편관세 10%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고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내 바이오 기업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다수 의약품은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제약 업계 주요 기업들은 대체로 낙관적 시각 유지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주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현재까지는 관세 변화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WTO 규정에 따라 현재 수출 중인 자가면역질환 및 항암제 치료제는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며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재선 후에도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정책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오히려 미국 내 영업 확장을 위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마찬가지로 자사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휴온스는 리도카인 및 생리식염 주사제 등 주요 수출 품목들이 미국 내 필수 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있어 관세 변화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내 리도카인 주사제 생산 업체가 1·2곳에 불과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경쟁사들도 동일한 관세율 적용받게 된다면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도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라고 봤다. 트럼프는 필수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관세 조정 및 무역 제한을 공약했는데, 필수의약품 목록에는 특허 만료된 의약품이 포함된 반면 CDMO는 항체 중심으로 이뤄져 영향이 제한적이란 시각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모든 품목에 일괄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 정책을 강경하게 추진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의약품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우려가 일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필수 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관세 부과 정책이 강화될 경우, 국내 CDMO 기업들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를 통해 의약품이 면세 혜택을 받아왔으나 미국 정책 방향이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 내부에서도 자국 기업의 부담을 고려한 정책 조정이 이루어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