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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맞붙었다. 삼성물산은 나선형 구조로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하고 넓은 커뮤니티 시설을 강조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건축계 거장 자하 하디드의 곡선미를 담은 ‘디에이치 한강’으로 예술적 디자인과 조망권을 결합한 전략을 내세웠다.
2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국내 건설사 순위 1‧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약 1조5700억 원 규모의 이번 사업은 강북 최대 재개발 프로젝트다. 최종 시공사는 2025년 1월 조합원 총회를 통해 선정된다. 두 회사의 전략은 조망권과 디자인이라는 차별화된 접근에서 뚜렷이 갈린다.
한남4구역은 보광동 일대에 총 2300여 가구를 조성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약 800여 세대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조합원뿐 아니라 외부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이번 수주전은 결과에 따라 강남 압구정 등 대형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한강 조망권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4개 동을 나선형 구조로 설계하고 전 세대에서 한강 뷰를 누릴 수 있도록 배치했다. 이 디자인은 정비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했으며 단지명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으로 정했다.
또한 삼성물산은 서울시청 광장 6배에 달하는 약 40000㎡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을 마련해 단지 내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여가 및 생활 편의 시설 100여 개가 포함된다. 한강과 남산을 연결하는 친환경 공간 ‘하이라인365’도 조성해 자연 친화적 환경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디자인의 예술성을 앞세운 전략을 내세웠다.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설계 철학을 반영해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형 디자인을 도입했다. 단지명은 ‘디에이치 한강’으로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활용해 외관에 독창성을 더했다. 자하 하디드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설계를 했고 여성 최초로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기존 51개 동을 29개 동으로 줄이고 세대 간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했다. 또한 1318세대의 중대형 평형에 돌출형‧오픈형‧포켓형 등 테라스 특화 평면을 도입해 입주민에 맞춘 선택을 제안했다.
한남3구역을 수주한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은 한남3·4구역을 디에이치 타운으로 통합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남4구역 조합원들에게 공사 기간과 사업비 절감이라는 실질적 이점을 제공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이번 경쟁은 단순히 시공 능력을 넘어 각 회사의 디자인 철학과 지역 개발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고 있다.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는 내년 1월 조합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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