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외면 케이뱅크… 역대급 실적에도 기부금 60%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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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기부금 9.3억 원→3.8억 원으로 줄여… 감소율 업계 1위
순이익은 1년 새 382억 원에서 1224억 원으로 네 배 가까이 불어나
새희망홀씨 등 사회책임금융 취급 전무… “사회공헌 이제 시작 단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0 13:46:00

▲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케이뱅크의 기부금 비용은 3억8200만 원으로 전년동기(9억500만 원) 대비 57.8%(5억2300만 원)를 감소했다.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 ‘맏형’ 케이뱅크가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기부금을 1년 새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대비 기부금은 은행에서 유일하게 0%대였다. 사회공헌활동 금액도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이를 두고 ‘상생금융’에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0일 케이뱅크 분기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3분기 누적 케이뱅크의 기부금 비용은 3억8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9억500만 원을 기부한 것과 비교해 57.8%(5억2300만 원) 줄어들었다. 지방은행인 제주은행(2억1600만 원)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규모다.

이는 기부활동에 적극 나선 은행권 분위기와 상반된다. 분기보고서에 기부금을 공시한 은행 12곳(하나·우리·기업·SC제일·아이엠·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카카오·케이)의 3분기 누적 기부금은 1년 전과 비교해 평균 128억 원(746.8%) 늘어났다. 기부금을 줄인 곳은 4곳인데 그중에서도 케이뱅크 감소율은 아이엠뱅크(-15%)·부산은행(-23.7%)·경남은행(-13.9%)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문제는 케이뱅크가 호실적을 내고도 기부금을 줄였다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3분기까지 1224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1년 전(382억 원) 대비 네 배 불어난 규모다. 2022년 세운 연간 최대 순이익(836억 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섰다. 사내에 쌓인 이익잉여금은 1077억 원에 달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순이익 규모와 비교해서도 기부금은 적었다. 케이뱅크의 3분기 누적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0.3%에 그쳤다. 12개 은행이 평균 순이익의 2.4%를 기부한 것을 고려하면 저조하다. 케이뱅크와 기부금이 비슷한 제주은행도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2.3%였다. 기부금을 삭감한 아이엠뱅크(1.5%)·부산은행(1.9%)·경남은행(1.4%) 역시 순이익의 1% 이상을 기부금으로 썼다.

사회공헌활동에도 돈을 아꼈다.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한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케이뱅크가 지출한 사회공헌활동(서민금융·지역사회 등) 금액은 총 17억6300만 원이었다. 관련 내용을 공시한 20개 은행 중 제주은행(16억3100만 원)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작년 연간 순이익 대비로 환산하면 제주은행은 12.4%(순이익 132억 원)·케이뱅크(346억 원)는 5.1%로 7%p 이상 컸다. 새희망홀씨·햇살론15 등 사회책임금융에 대해서는 전혀 취급하지 않았다. 산업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소매금융을 하지 않은 은행을 빼면 케이뱅크가 유일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2021년부터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해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이제 시작 단계이고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달라”고 답했다. 사회책임금융에 대해서는 “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다”면서도 “작년부터 계속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 포트폴리오를 늘렸는데 어떻게 보면 사회공헌의 일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