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 한국계 스틸 의원 3선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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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36표 차"… 우편투표 많아 결과는 열흘 후에나
민주당 텃밭의 공화당 정치인 "자유를 위해 싸운다"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0 07:54:24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미셸 박 스틸 연방 하원의원. 민주당 텃밭 캘리포니아주에서 공화당 정치인으로 입신해 눈길을 끈다. 3선 여부가 주목된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연방 하원의원 3선에 도전하는 한국계 여성 정치인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69·공화당) 의원이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주 45선거구에서 개표 막판까지 상대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당선이 유력시 됐으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에서 공화당 깃발 아래 2선에 성공한 것만 해도 이미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우편투표가 많아 최종 결과는 30일에나 나올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미 동부시간 18일 오후 4시 현재 개표가 94% 완료된 가운데 스틸 의원이 15만2945표를 얻어 경쟁자인 민주당의 베트남계 데릭 트랜 후보(15만2981표)에 단 36표 뒤지고 있다. 득표율로 보면 스틸 의원이 49.99%, 트랜 후보가 50.01%다.

13일 개표율 86% 시점에선 스틸 의원이 50.4%를 득표해 트랜 후보(49.6%)를 0.8% 앞섰다. 같은 날 개표율이 93%까지 올랐을 때 스틸 의원이 50.1%로 트랜 후보(49.9%)에게 맹추격을 당하다 역전 당했다. 이번 선거 최고의 드라마틱한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본투표일로부터 2주 가까이 지났음에도 개표 중인 것은 확인 절차가 복잡한 우편투표가 많아서다.

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개표는 일반적으로 오래 걸린다. 다수 유권자가 우편투표를 하며 선거일 소인이 찍힌 경우 최대 1주일 후 도착해도 유효하다. 우편투표 유권자는 서명 누락 등 오류를 추후 수정할 수 있고, 행정단위 카운티 역시 개표를 신속히 완료해야 할 의무가 없다. 30일 이내 끝내기만 하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일찍부터 캘리포니아·뉴욕주 등 민주당 지역의 허술한 선거관리시스템을 비판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한 그가 패한 곳은 투표 시 신분증 확인 절차 없는 민주당 우세 지역들뿐이었다.

결국 스틸 후보·트랜 후보 모두 마지막 투표용지까지 확인해야만 당락이 결정되는, 그야말로 ‘피 말리는 접전’을 계속하게 될 전망이다. 선거운동도 뜨거웠다고 전해진다. 선거자금 또한 경쟁이 치열했다. “두 후보가 총 4500만 달러(약 630억 원)를 썼으며 미국 전역에서 최고액으로 조사됐다”고 스틸 의원이 말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의원은 1976년 어머니·두 여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대학 졸업 후 결혼해 딸 둘을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 살다 남편이자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션 스틸 변호사의 권유로 정계 입문했다. 부모님이 6·25전쟁 때 월남민인 스틸 의원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그것을 위한 투쟁 의지를 보여준다. 북한인권·탈북인·새로운 통일담론에도 적극적이다.

한편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현재 4명의 한국계가 당선을 확정지었다. 앤디김(42·민주) 연방 하원의원이 뉴저지주에서 연방 상원에 처음 입성하게 됐으며 메릴린 스트리클런드(한국명 순자·62·워싱턴 10선거구·민주), 영김(한국명 김영옥·62·캘리포니아 40선거구·공화), 데이브 민(48·캘리포니아 47선거구·민주) 등 3명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