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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파의 사상전 결코 불리하지 않다
앞에서 보았듯이 2024년 총선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운동권 청산론·더불어민주당의 통진당화 비판 등 사상 논쟁·색깔 논쟁은 결코 선거에 불리하지 않았고 오히려 국민을 깨우는 효과를 거뒀다.
국민은 통진당 후신 진보당이 합법 정당이 된 것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총선 후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진보당은 지지율이 1%에 머물고 있다. 1%면 국회의원 1석도 못 얻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진보당은 민주당의 후원으로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을 획득했다. 이런 사실들은 국민이 진보당을 불신하고 있고, 2014년 12월 위헌 정당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이석기 세력) 후신으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2년 총선 때는 통합진보당(통진당)의 실체를 잘 모르고 10.3%(220만 표·13석 당선)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총선 직후 일어난 통진당 내분 사태로 이들이 간첩 종북 세력임이 드러나자 지지율이 2∼3%로 떨어져 버렸다. 우리 국민이 한때 진보 세력을 10%나 지지한 것은 통합진보당의 실체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2013년 5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주도 인물이 북한 남침에 호응, 내란을 선동하다가 들통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 조직) 사건’으로 구속되고 그 여파로 통합진보당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정당으로 판결받아 해산되기까지 했다. 그런 통진당 세력이 다시 진보당을 만들었다는 것을 국민이 알기에 1%밖에 지지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진보당 극혐 현상이 여전함을 의미하고, 아직도 사상전이 유효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진보당은 통진당 후신, 더불어민주당은 통진당이 장악
그런데 문제는 우리 국민이 진보당은 통진당 후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을 통진당 세력이 스며들어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모든 국민이 극혐하는 통진당 세력이 진보당만 장악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마저 장악했다는 사실을 안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 민주당은 진보당이 국회의 의석 3개를 차지하도록 호위무사 역할까지 했다. 그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어설프게 정치적 공격을 할 게 아니라 진실로 그 실체를 알려 준다면 민주당에서도 통진당·진보당과 같은 지지율 폭락 현상이 재현될 것이다. 종북 세력이 주도하는 민주당에 대해 색깔론·사상전을 전개하는 것은 결코 불리하지 않을 것이다.
이조심판론은 새삼스러운 인신공격
2024년 4월 총선 초기 국민의힘에서는 이조심판론을 캐치프레이즈로 활용했다. 그런데 이것은 정곡을 찌르는 사상전이 아니다. 이재명과 조국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고 범죄자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한 인신공격성 전략이자 어설픈 색깔론이었다. 이미 조국과 이재명의 위법성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라 새로울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또 그 이야기냐?” 이런 반응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통진당화 등 진실에 기반한 정곡을 찌르는 사상전은 결코 불리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 대한민국이 종북 세력에 의해 적화되고 있는 것을 알렸다면 전세는 달라졌을 것이다.
우파 정당들은 이념투쟁을 매우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 별로 두려워할 것도 없다. 과거에는 사상 공격을 했다가 소송이 걸려 피해를 본 경우도 많았다. 2010년경만 해도 좌익이니 주사파라는 말을 했다가 “내가 왜 좌익이냐” “내가 왜 주사파냐”며 소송을 걸어 1000만 원씩 벌금을 물게 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종북 세력·민주당의 통진당화 등 사상 공세를 해도 진실에 입각한 것이라면 괜찮다. 과거엔 좌파가 ‘종북몰이’ ‘매카시즘’ ‘극우 세력’ ‘색깔론’ 운운하며 역공을 취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먹히지 않는다. 역공을 취하기에는 너무나 명백한 근거가 많고, 너무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겁내지 말고 모든 대한민국 세력이 그 사실을 널리 전파해도 된다는 의미다.
청년세대의 우경화, 좌경 세대의 고립화
우리나라는 6·25전쟁을 겪은 반공 세대가 많이 세상을 떠나고, 공산주의를 모르는 세대가 많아졌다. 더욱이 1990년 전후 동유럽 공산권이 무너지면서 반공교육을 하지 않아 오늘날과 같이 공산화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노령 세대는 물론 청소년 세대 등을 중심으로 점점 더 반공 정서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재인 정권 이후 종북 세력의 실상을 경험하고 북한·중국 등의 실체를 보면서 반공 의식이 고취되었기 때문이다.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만 해도 청년세대는 좌경 성향이 심각했다. 2002년 12월 효순·미선이 사건이 있은 후 육사 생도들마저 “주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북한 33%·미국 34%로 나타날 정도로 왜곡이 심했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때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극심했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10·20대 청소년의 우경 성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10·20대가 60대 이상과 유사한 수준의 우경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북한에서 장마당 세대(10∼30대)가 친한 성향·우경 성향을 보이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좌경 비율 압도적으로 높은 건 40대뿐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특이점은 50대의 좌경 비율이 좀 낮아지고 좌경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세대는 40대뿐이라는 점이다.
40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에 대학에 입학해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정부 시기에 대학을 다닌 세대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 반미 좌경 성향을 가졌던 청소년 세대가 아직도 그 강력한 반미·좌경 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 시절 김대중정부 등장 후 전교조 합법화로 교실에서 노골적인 공산주의 사상 교육을 받았다. ‘쉬리’ ‘동막골’ ‘태극기 휘날리며’ 등 좌경 영화를 보고 자랐으며 네이버·다음 아고라 등 좌편향 정보가 봇물을 이루던 시기에 대학을 다녔다. 또한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햇볕정책·대북 포용 정책의 영향으로 북한 정권에 대한 우호적 인식이 깊이 스며들었다.
이들은 대학 시절 2002년 효순·미선이 반미 촛불시위·2003년 노무현정부 등장·2004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2005년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 2006년 한미FTA 반대 시위·2008년 광우병 반미 촛불시위 등에 적극 참여했다.
호남에서도 커지는 반공 정서
한편 호남에서도 반공 정서가 늘고 있다. 2022년 광주시의 공산주의자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사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잘 말해 준다. 전라도 지역의 경우 정율성 공원 반대(43.7%)가 용인(32.9%)보다 11%가 더 높았다. 놀라운 것은 충청·경기·인천보다 반대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반공 의식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다.
호남인의 이와 같은 반공 여론으로 광주시의 정율성 공원 조성 계획이 무산 위기에 몰렸고 정율성이 다닌 초등학교에 걸렸던 현수막도 사라졌다.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에선 6·25전쟁을 통해 형성된 반공 정서가 되살아나고 있는 듯하다. 공산 세력이 낳은 잔혹한 역사가 있고, 아직도 북한의 2500만 동포가 고통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반공 정치 활동을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우호적 기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나 당이 이를 외면해서 그렇지 제대로만 알려 주면 국민 모두가 빠른 속도로 깨어날 수 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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