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세력 끼어들지 마”… 中, ‘대만 포위’ 훈련에 항모 동원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정치

라이 총통의 쌍십절 기념사 '양국론' 발언 후폭풍
美 자체 촉구… “대만관계법에 따라 할 일 할 것”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4 15:44:23

중국의 항모 랴오닝이 대만 동쪽 서태평양으로 향했다고 홍콩 매체 명보(明報)가 대만 군 당국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부근에서 활동하던 랴오닝함은 이달 초 필리핀 부근을 지나 남중국해로 이동한 뒤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 싼야 군기지에 정박 중이었으며 전날 필리핀과 대만 사이의 바시해협 인근으로 진입한 것이다.

대만군은 정보·감시·정찰 시스템을 총동원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파악·경계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이날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육군·해군·공군·로켓군을 동원한 ‘연합 리젠(利劍)-2024B 연습’을 전격 개시한 가운데, 랴오닝함이 소속 함대를 이끌고 대만 동쪽 해상에서 미국 등 외부 개입의 차단 역할을 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군사훈련에 항모까지 동원된 예가 드물어 주요 주변국 및 미국이 예의 주시 중이다. 중국의 이번 행보는 10일 라이칭더 총통의 중화민국 성립(쌍십절) 113주년 기념사 발언에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날 라이 총통은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상호 불예속” 즉 양국론을 분명히 했다. 5월엔 중국이 라이 총통의 취임사 내용을 문제 삼아 ‘연합 리젠-2024A 연습’을 벌였다.

1979년 미·중 수교 당시 미국은 ‘하나의 중국’을 내세운 중화인민공화국 요구에 따라 대만과 단교하면서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뒀다. 대만의 자위력 유지를 위한 방어적 성격의 무기 제공 및 고위인사의 방미 허용 등을 규정한 법으로, 실질적인 대만 지원에 아무 문제가 없었고 점차 중국 견제의 의미를 띠게 됐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성명을 내 “일상적인 연례 연설을 두고 군사적 도발에 나선 것은 부당하며 위험을 확대한다”며 “중국은 자제력을 보이라. 대만해협과 더 넓은 지역의 평화·안정을 훼손할 추가 행동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동맹국·파트너들과 공동의 우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대만관계법’의 존재를 거론했다.

앞서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리시 대변인은 이날 새벽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리젠훈련 개시 사실을 알리며 “해상·공중 전투준비·경계·순찰과 주요 항구·영역 봉쇄, 대(對) 해상·육상 타격, 종합적 통제권 탈취 등 부분을 집중 연습해 부대의 연합작전 실전력을 점검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항모까지 가세하면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이다.

중국 최초 항모 랴오닝은 1998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도입해 14년간 연구·개조를 거쳐 2012년 선보였다. 배수량 6만여t·디젤 추진·스키점프대 방식의 구형이다. 인민해방군은 애초 훈련용으로 사용했으나 랴오닝성 다롄조선소에서 최근 1년간 개량·개선 작업을 통해 전투함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