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주식양도 소송…홍원식 회장 1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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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식매매계약 해제 통보에 법정싸움 돌입… 원고 전부 승소
한앤컴퍼니, 홍 회장 경영 일선 퇴진·신속한 경영권 이양 촉구
홍 회장 측 즉시 항소 의사… “매도인 권리 보호받지 못했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22 15:55:38

남양유업 인수를 둘러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법정다툼에서 한앤컴퍼니가 완승을 거뒀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 민사부는 한앤컴퍼니가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에서 한앤컴퍼니 전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원식 회장과 가족이 한앤컴퍼니와 맺었던 계약대로 대금을 받고 주식을 넘길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홍원식 회장은 2021년 4월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허위·과장 홍보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 및 경영권 매각 의사를 밝혔다. 이후 한앤컴퍼니는 홍원식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홍 회장은 2021년 7월 경영권 매각을 위한 주주총회를 연기했으며 2021년 9월1일 한앤컴퍼니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당시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 측이 비밀유지의무 사항을 위배했으며 거래종결 이전부터 남양유업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했다고 주장했다.

한앤컴퍼니는 계약 해제에 반발해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더해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일가가 주식을 처분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한앤컴퍼니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해 “주식매매계약이 어느 일방의 거짓과 모함에 파기될 수는 없다”며 “계약의 기본 원칙과 시장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어 “홍 회장 측의 일방적인 이행 지체와 계약 해지 주장으로 계약 이행이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며 “경영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국민들 앞에서 스스로 약속했던 경영 일선 퇴진 및 신속한 경영권 이양을 이행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앤컴퍼니는 경영권 인수 작업을 조속히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장기간의 오너 리스크로 훼손된 남양유업의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분기 영업손실 199억원을 기록해 2019년 3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고 경영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남양유업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 회장 측 법률대리인인 LKB는 즉시 항소 입장을 밝혔다. LKB는 “피고는 가업으로 물려받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쌍방대리 행위 등으로 매도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원고 측은 쌍방 대리를 사전에 동의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못했고 명백한 법률 행위를 자문 행위라며 억지 주장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LKB는 이어 “재판부가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